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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재점검] ② 누군 되고 누군 안되고?…'삐딱한 전역모'에 부글

입력 2026-10-10 07: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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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논란에 젊은층 '우리 20대도 소중'…"공정한 병역의무가 더 중요"


국위선양 기준에도 의문부호…"BTS도 군대 갔는데 누가 더 기여?"




병역특례 제도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운동선수에게 20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다른 청년들에게도 똑같이 소중한 시간 아닌가요?"


지난 8일 연합뉴스와 만난 안모(27)씨는 최근 아시안게임 논란을 계기로 병역특례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했다.


'누군 되고 누군 안되는 거냐?'는 공정성 의문이 퍼졌다는 것이다.


한때 운동선수에겐 20대 시절이 '황금기'인 만큼 병역특례가 필요하다고 여겼지만, 돌이켜보니 다른 청년들에게도 20대는 똑같이 소중한 시기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안씨는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경찰이 되려는 사람에게도 20대는 중요한 시기"라며 "차라리 입대 연령을 늦춰주거나 군대 문화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이 병역의 의무를 가볍게 여기는 언행이 안씨와 같은 여론에 불을 붙였다.


국위 선양을 명분으로 특정 분야에 병역 혜택을 주는 게 타당하냐는 질문이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김모(27)씨는 "과거에는 예술과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이 중요했겠지만 이미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며 "국위선양이 공정한 병역의무 부담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체육 활동을 통한 경제적·사회적 성취는 결국 선수 개인에게 돌아간다"며 특정 성취에 대한 병역 특례는 더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병역법 시행령 (CG)

[연합뉴스TV 제공]


세부적으로는 올림픽보다 문턱이 낮은 아시안게임까지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를 주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상 예술·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병무청장이 정한 국제예술경연대회 입상자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예술·체육인이 편입되는 보충역이다.


이들은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정해진 공익복무 의무를 이행한다.


현역 복무를 마친 진모(27)씨는 문화·체육인의 병역 특례는 일부 필요하다면서도 "아시안게임은 대회 수준을 고려하면 우승만으로 국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 아시안게임 병역특례는 폐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김준헌(23)씨도 "메달을 딸 정도로 뛰어난 선수가 군 복무에 시간을 쏟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면서도 "현역으로 복무한 사람들은 이를 정당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중예술인 병역 (PG)

[백수진 제작] 일러스트


국위선양의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역 복무를 마친 김창영(26) 씨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방탄소년단(BTS)처럼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도 군 복무를 한 사례를 보면 국위선양의 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 20대 현직 공익법무관 역시 "올림픽과 비교하면 아시안게임이 그 정도의 가치를 갖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여론의 불길은 현역 장병들 사이로도 번졌다.


현역 군인 이신형(22) 씨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선수들의 도전이 군 복무 때문에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이미 국군체육부대(상무) 같은 제도로 일반인보다 혜택을 받는 체육인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만으로 병역특례를 주는 것은 명분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입영 시기를 늦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되 체육요원 제도는 폐지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역시 현역 군인인 배강현(22) 씨도 "원래 부대에서는 경기를 보면서 농담 삼아 '못하면 군대나 와라' 정도의 반응이 나왔다"며 "논란 이후에는 금메달을 땄어도 군대에 오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축구선수 박승수가 삐딱한 '전역모'를 쓰고 장난스럽게 경례하던 모습은 군 장병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점도 지적했다.


배씨는 "국가가 주는 혜택을 받는 것 자체는 그럴 수 있지만 이를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동계 훈련하는 군인들

[증평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도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예능, 체육인의 병역면제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 접수됐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 "당연히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도 여야 가리지 않고 병역특례 손질을 예고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관련 상임위원들에게 제도 개편 검토를 맡기기로 잠정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으며,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일률적인 병역특례 기준을 폐지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병무청은 아시안게임 이전부터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다음 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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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0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