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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논문 쏟아냈나'·'한 편 쓰면 얼마 지급했나' 전부 조사 안 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양수연 기자 = 교육부의 이번 '학술용병 실태조사'에는 의혹의 본류인 주요 대학의 '지표 부풀리기' 정황을 검증하는 작업이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 연구자 채용 형태와 같은 형식적 측면만 따진 탓에 명문대가 이들을 전략적으로 동원하는 '학술용병' 행태에 대해 당국 차원의 비판적 접근이 결여된 셈이다.
자료 제출 형태로 조사가 이뤄져 검증 대상인 대학에 유리한 방향으로 연구자의 활동 내역이 편집·가공된 정황도 포착됐다.
6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교육부의 QS 랭킹 상위 13개 대학 조사 원본 데이터에는 채용 관련 법령 준수 여부·강의 시간·국내외 학술 교류나 공동연구·정규 급여수준 등이 담겼다.
하지만 다른 외국 기관에 소속을 둔 이들 교원이 국내 대학 이름을 함께 달고 얼마나 많은 논문을 단기간에 쏟아냈는지는 전혀 조사되지 않았다.
학술용병 의혹은 대학이 외국 다작·고인용 학자를 대거 겸임 교원으로 데려와 강의나 공동저술 등 실질적 기여 없이 세계대학평가에 반영되는 각종 지표 향상을 꾀했다는 것이다.
해당 의혹의 축은 두 가지다.
이렇게 동원된 연구자들이 교원 자격을 받을 만큼 교육·학사 행정·연구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느냐가 하나다.
다른 하나는 이들이 합류한 대학의 각종 학술 지표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쳤느냐다.
'비전임'이라는 이유로 본국에 머물다가 어쩌다 친목행사 등으로 방한하는 외국인 학자가 한국 대학의 연구·학사 행정 기여가 미미한데도 이 대학 소속이라고 이름을 건 논문을 수백편씩 쏟아낸다면 해당 대학의 학술 성과가 맞느냐는 뜻이다.
교육부는 이런 '학술용병' 의심 연구자들 논문·피인용 수 등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하면서 손을 대지 않았다.
이를테면 고려대가 2023년 하반기부터 동시다발로 영입한 180여명의 외국 학자군은 지난해 1천∼2천편가량 논문을 학술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에 등재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코퍼스에 지난해 고려대 학술 성과로 귀속된 저널 및 리뷰 논문 규모가 8천707편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연합뉴스TV 제공]
교육부가 실태조사를 하면서 정규 급여만 따졌지 '논문 인센티브'를 놔둔 점도 맹점으로 꼽힌다.
상당수 외국 고인용 연구자가 논문 숫자 등 양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약속받는 조건으로 계약한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A대학의 임용 계약서에는 외국 교원이 논문에 학교 소속을 기재해 국제 저널에 출판하면 그에 따른 적정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조건이 담겼다. 이외 다른 정규 급여 조건은 계약서에 담기지 않았다.
통상 1년에 수십, 수백편을 출판하는 저자가 포섭 대상이 되는 만큼 지급되는 인센티브 규모가 정규 급여 수준인데도 교육부 조사 항목에는 빠졌다.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은 논문에 소속처가 여럿 표기돼도 모든 기관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이는 기관·연구자 모두 손해될 게 없는 제안이다.
하지만 '연구에 실질적 지원이 이뤄진 기관을 기재하라'는 학술 원칙과는 어긋나는 대목이나, 교육부는 이런 측면은 조사하지 않았다.
연세대의 경우 2017년부터 국내 교원과 공저가 아니더라도 소속처를 자교로 표기하면 논문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며 14명의 외국 학자를 객원 연구원으로 위촉했다.
이들도 본 소속 기관과 연세대를 병기한 논문을 쏟아냈으나, 윤리적 한계점을 인지한 학교가 2022년 10월께 이런 전략을 종료하고 제도를 개선했다.
이번 교육부 조사 범위는 2023년부터라서 연세대 소속이었던 이들의 구체적 채용 실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애초에 각 학교가 자체 편집한 자료만을 토대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조사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4월부터 네 차례 공문을 보내는 등 순차적으로 13개 대학을 독촉해 약 4개월에 걸쳐 자료를 받아냈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일부 대학의 내부 자료를 입수해 교차 검증한 결과, 교육부에 연구자 규모가 수십명가량 축소 보고되거나 누락된 사례도 확인됐다.
이외에도 세계적 원로 수학자로, 캐나다의 한 대학 소속이지만 2022년부터 B대학에 비전임 교원으로 임용된 연구자는 지금까지 160편 넘게 소속처가 병기된 논문을 내고 있으나 이번 교육부 조사에는 빠져 있었다.
이 연구자는 B대학 전임 교원과 공동 논문을 한 편도 스코퍼스에 등재하지 않았고, 강의 이력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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