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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변호사, 연합뉴스와 인터뷰…"문세광 단독범행 확실"
"어처구니없는 경호실패도 책임…암살자(들), 실존인물 왜곡 안돼"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국립극장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서 박정희 전대통령을 저격, 육영수 여사가 피격 사망한 사건. 2005.1.20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육영수 여사 저격범 문세광(1951∼1974)을 직접 수사하고 사형선고를 끌어낸 검사가 영화 '암살자(들)'의 박정희 배후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정면 반박했다.
사건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소속으로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했던 김영수(84) 변호사는 지난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현장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육영수 여사 암살사건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에 관해 연신 "딱하다"고 혀를 찼다.
공범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세광의 단독범행이 확실하다"며 "북한 만경봉호에 탑승해 공작원으로부터 사상교육과 지령을 받고 의식화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한 당일 수사본부에 파견돼 범인으로 체포된 재일교포 문세광을 조사하고, 사형구형 및 집행이 이뤄지는 과정에 당사자로 참여했다. 수사본부에 파견된 3명의 검사 가운데 막내였다고 한다.
2005년 사건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된 직후 음모론이 부상하면서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을 받았으나 "기소한 내용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삼가왔다.
김 변호사가 52년 만에 직접 입을 열게 된 것은 지난달 영화 암살자(들) 개봉 이후 진실을 호도하는 음모론이 마치 사실인 것 퍼지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음모론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런 영화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북쪽의 주장을 본뜬 것 같은 잘못된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건 대한민국에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영화를 보지 않아 어떻게 사건을 왜곡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아무리 영화를 흥행시키고 싶었어도 지나치니까 역풍이 불고 많이들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는 육 여사 저격의 배후에 남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공권력이 있었다는 음모론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 역시 중앙정보부와 함께 사건 은폐와 조작에 관여한 것처럼 그려졌다.

육영수 여사 저격, 시해 사건 - 범인 문세광 / 1974(본사자료) (서울 =연합)
김 변호사는 "당시 수사당국이 매일 브리핑했고 재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떤 신문도 수사에 허점이 있다거나 의심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느닷없이 이상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세광의 첫인상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쉽게 세뇌되지 않을 이야기에 휘둘릴 정도로 순수했다"며 "확신범이어서 사실을 숨기지 않아 수사도 어렵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문세광은 호송차 창문 너머 인파를 보고 처음에는 "남반부 인민들이 '의거'를 지지하고 있다"며 잔뜩 고무됐으나, 뒤늦게 자신을 향한 분노 여론이 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절망했다고 한다. 사형 집행 직전에는 "내가 속았다"며 오열하기도 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김 변호사는 '훈련된 킬러'도 아닌 문세광이 대통령 저격을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 "어처구니없는 경호 실패"가 있었다고 짚었다.
김 변호사는 허술했던 경호의 책임을 물어 당시 서울 중부경찰서 정보과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일각에서 경호실이 의도적으로 부실한 경비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도 일단 언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외국인을 피하고 보지 않느냐"며 "비표(출입증)가 없는 사람은 막아야 하는데 경호팀과 경찰도 문세광이 일본말만 하니까 어찌할 줄 모르고 쉽게 뚫려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 여사가 경호원 총탄에 맞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호원의 오발에 맞아 여고생이 숨진 사건이 말도 안 되게 둔갑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수사본부는 당초 객석에 있던 고(故) 장봉화 양이 문세광의 총탄에 맞았다고 추정했으나 일주일 뒤 현장검증을 통해 경호원의 오발에 피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영화를 향한 비판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누군지 특정할 수 없는 인물이라면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지만 유족까지 있는 실존 인물을 왜곡해선 안 된다"며 "문예 창작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수 변호사는 노태우 정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 1차장과 민주자유당 국회의원을,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지냈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비서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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