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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일할수록 손해보는 역진구조" vs 복지부 "재산·기초연금 합산한 전제 오류"
'줬다 뺏는 기초연금' 등 제도개선 필요성은 별도 쟁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일을 해서 생계를 잇고자 노력할수록 손에 쥔 근로소득에 맞먹는 수준의 복지 급여가 깎여나가 자립 의지를 꺾는다는 지적을 두고 국회와 정부 사이에 치열한 정책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기초연금 하후상박형 개편안 발표를 앞둔 26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정부는 기초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과 재정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편 방안을 검토했으며, 이달 말 발표할 내년도 예산안에 개편안을 담을 예정이다. 소득 수준에 따른 기준연금액 추가 지원 등 '하후상박' 구조를 도입해 저소득층 집중 지원 제도로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초연금은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한 제도로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가 같은 금액을 받고 있다. 2026.8.26 kjhpress@yna.co.kr
발단은 국회입법조사처가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제시한 통계였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받는 월 근로소득 50만원 미만 최저소득 가구는 한 달 평균 22만7천769원을 벌었으나 생계급여에서 21만4천249원을 차감당해 근로소득 대비 감액 비율이 94.1%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역진적 감액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국회에 공식 설명자료를 내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산정 방식을 간과한 통계적 왜곡이자 전제의 오류"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자료: 보건복지부 제공]
◇ 복지부 "재산·기초연금 합산액을 근로소득과 단순 비교한 착시"
보건복지부가 지적하는 핵심 쟁점은 분자(생계급여 감액액)와 분모(월평균 근로소득)의 불일치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는 단순히 일해서 번 근로소득만 보고 깎는 것이 아니다. 법정 최저 보장 수준에서 가구의 '소득인정액'을 뺀 나머지를 지급한다. 이때 차감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은 근로소득공제를 거친 소득평가액뿐만 아니라 사업소득, 기초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 부동산과 금융재산 등을 월 소득으로 계산한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모두 합산된 금액이다.
즉, 월 50만원 미만 최저소득 가구에서 깎인 21만4천여원은 순수 근로소득 때문만이 아니라, 그 가구가 보유한 최소한의 주거·금융재산 환산액과 기초연금 등이 합쳐져 깎인 총액이다.
복지부는 "생계급여 감액액은 소득인정액 전부를 의미하는데 이를 순수 근로소득과 단순 비교해 비율을 산출한 것은, 수급 가구의 소득이 근로소득만으로 구성돼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재산이나 이전소득 때문에 깎인 몫까지 전부 근로소득과 결부해 제도가 역진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공제 산식을 보더라도 65세 이상 노인은 22만원을 벌면 기본공제 20만원을 먼저 빼고 남은 2만원 중 30%를 추가 공제받아, 순수 근로소득으로 인해 깎이는 생계급여는 1만4천원 수준에 불과하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공제 후 반영액도 비례해 늘어나는 체계이므로 근로소득 공제 제도 자체는 역진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 통계 착시 걷어내도…'줬다 뺏는 기초연금' 등 제도 개선은 숙제
복지부의 반론대로 '94.1%'라는 수치에 산정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저소득 노인의 근로 유인을 높이고 실질소득을 보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는 남는다.
대표적인 것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기초연금의 상충 문제다. 현재 기초연금 수령액은 생계급여 산정 때 소득인정액에 100% 반영돼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든다.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다.
고령층의 낮은 근로소득 공제 기준도 쟁점이다. 청년층에는 기본공제 60만원에 나머지 근로소득의 30%를 추가로 공제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기본공제는 20만원에 그치고 나머지 금액의 30%를 추가 공제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런 구조가 저소득 고령층의 근로 유인을 떨어뜨리고 실질적인 소득 보전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복지부는 근로소득 자체에 대해서는 공제가 적용되는 만큼 생계급여 산정 구조를 '일할수록 손해 보는 역진 구조'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마련할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7∼2029년)에서는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간 관계, 고령층 근로소득 공제 수준 등 저소득 노인의 실질소득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이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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