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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정 원칙' 주문…사회보장제도 전면 손질로 이어질까

입력 2026-09-13 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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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연금·건보 등 제도 사각지대 전방위 스크리닝


기초연금 거주요건 입법 재시동…'외국인 혐오' 아닌 정밀설계 과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의 제도적 허점을 잇달아 지적하며 '공정의 원칙'에 따른 점검을 주문하면서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긴급복지와 국민연금, 기초연금,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주요 사회보장제도를 망라한 전방위 스크리닝에 들어갔다.


다만 외국인 수급을 둘러싼 논란이 실제 통계와 다른 부분도 있는 만큼 형평성을 높이면서도 특정 집단에 대한 배제로 흐르지 않는 정밀한 제도 설계가 과제로 꼽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과 기초연금 수급 허점을 연이어 거론하며 국민의 상식과 공정의 원칙에 어긋나는 제도적 공백을 철저히 점검해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마련한 재원으로 운영되는 사회보장제도는 누구도 부당하게 이익을 얻거나 국민이 불합리하게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정밀하고 공정하게 설계돼야 한다며 전방위 점검을 당부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주요 부서별로 긴급복지와 국민연금,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건강보험 등 핵심 사회보장제도를 망라해 비합리적인 사각지대나 제도적 결함이 없는지 전방위 스크리닝에 본격 돌입했다.


단순한 부정수급 단속에 머물지 않고, 불합리한 제도적 공백을 손질하는 입법과 지침 개정으로 연결될지 정책 당국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 국회서 멈췄던 기초연금 거주요건 입법 탄력 받나


이번 점검을 계기로 가장 가시적인 법 개정 움직임이 점쳐지는 분야는 기초연금이다. 현행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주어지는 세금 기반 복지로, 2026년 기준 1인당 최고 월 34만9천706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출국 후 60일 이상 국외 체류할 때 지급을 정지하는 규정만 있을 뿐 입국 후 국내 거주기간 요건이 없어 제도적 맹점으로 꼽혀왔다. 해외 부동산이나 연금 등 국외 재산 조사가 어려운 탓에 2023년 복수국적자의 1인당 평균 소득인정액은 월 34만4천원으로 단일국적자 평균인 월 58만7천원의 58.7% 수준에 그쳤다. 외국에서 매달 수백 달러의 연금을 받으면서도 국내 소득인정액이 '0'원으로 잡혀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식의 허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런 빈틈 탓에 복수국적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4년 1천47명에서 2023년 5천699명으로 5.4배 늘었고, 지급액은 22억8천만원에서 212억원으로 9.3배 급증했다. 복지부는 이미 2024년 9월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통해 만 19세 이후 5년 이상 국내 거주 요건과 해외 소득 및 재산 신고 의무화를 내놓았고 국회에서도 5년 또는 10년 거주 요건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2년째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걸어왔다. 대통령의 거듭된 지시가 장기 표류하던 기초연금법 개정안 심사에 결정적인 추진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경우 이미 선제적인 행정 조치가 단행됐다. 1개월 가입 후 119개월을 몰아서 내는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악용한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실제 수령자는 국내에 줄곧 거주해 온 재외동포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부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제도 악용 소지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지난 8월 31일부터 지침을 개정해 월 15일 이상 국내에 실제로 거주한 달만 추납 기간으로 인정하도록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나아가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추납을 허용하는 경우에만 국내 추납을 인정하는 상호주의 법제화와 함께 해외 수급자 생존 확인 조사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리는 관리망 구축에도 착수했다.


◇ 형평성 확보하되 외국인 혐오는 경계…정밀한 제도 설계 과제


다만 이번 스크리닝이 실제 제도 개편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정밀한 접근과 함께 사회적 편견을 걷어내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대표적 사례다. 외국인 무임승차 논란이 거셌던 건강보험은 6개월 이상 체류 요건 도입과 신분증 본인 확인 의무화 등 잇따른 제도 개선에 힘입어 2024년 전체 외국인 재정수지에서 9천439억원의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적자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중국인 가입자 건보재정 역시 2018년 1천509억원 적자에서 2024년 5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역시 2024년 12월 기준 외국인 인정자는 4천790명으로 전체 인정자의 0.4%에 불과하며, 이들 중 대다수인 재외동포는 평균 6년에서 7년 동안 국내에 거주하며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한 뒤 등급을 받았다.


외국인 장기요양 재정수지도 2024년 한 해 1천321억원의 흑자를 냈다. 무조건적인 외국인 배제나 혐오로 흐를 경우 오히려 사회보험의 보편적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형평성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 논의 역시 정교한 합의가 선행돼야 할 부분이다. 연간 1억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일용직이 피부양자로 얹혀가거나 전체적으로 수조 원 규모의 소득을 올리는 외국인 일용근로자들의 소득에 건보료가 부과되지 않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연간 2천만원 초과 일용근로소득 건보료 부과방안의 경우, 저소득 일용근로자의 부담 우려 등을 감안해 정부가 기준을 확정하지 않고 추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300만 시대를 맞아 복지 당국이 시작한 이번 스크리닝이 성실 납세자인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제도 개편으로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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