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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DNA 감정 추진 합의했지만 유족 검체 확보 지지부진
시민단체 "유족에도 비공개, 진전성 의심"…특별법도 국회 계류

(우베[일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조세이 탄광 갱구 광장.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일본 장생(조세이) 해저탄광 희생자 유골이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넘었지만 한국인 유해 신원 확인 절차가 지지부진해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
조세이 탄광 참사는 1942년 2월 3일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갱도 누수로 시작된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로부터 73년이 지난 지난해 8월 희생자의 유골로 추정되는 뼛조각들과 두개골이 한인 잠수사에 의해 발견됐다.
올해 초 한일 정상회담에서 유전자(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조세이 탄광 유해는 양국 교류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양국 정부 공언에도 DNA 감정에 필요한 유족 검체 확보는 현재까지 완료되지 않았다.
DNA 감정을 통해 희생자 신원을 특정하려면 유족 검체 확보가 중요한 만큼 유족 찾기가 신원 확인의 핵심 절차로 꼽힌다.

8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희생자 유골 봉환 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장생 탄광 희생자 귀향추진단'이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 희생자 136명 중 37명의 유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등 행정기록을 조사해 확인한 99명의 유족 중에서도 23명의 희생자 유족에 대해서는 아직 DNA 감정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자 유골과의 DNA 대조 작업에 필요한 136명의 DNA 중 76명의 검체만 확보한 셈이다.
아울러 유골 DNA 대조 작업 자체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 대표인 최봉태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체가 제출돼 있어 (검사만 하면) 맞는지 안 맞는지는 금방 나오리라 생각했다"며 "아직까지 확인이 안돼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베[일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조세이 탄광 갱구(坑口) 광장 인근에 2일 '안전을 기원하는 신사'가 마련돼 있다. 조세이 탄광에서는 1942년 2월 3일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183명이 사망했다. 2026.2.2 psh59@yna.co.kr
추진단은 정부가 유족 찾기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유족 찾기나 신원 확인 여부, 양국 협력 상황 등 관련 절차를 유족에게조차 비밀로 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봉태 변호사는 "(다른 사례를 보면) 예전에는 신문 등에 희생자 명단을 공고해 유족을 찾기도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며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족 찾기는 비밀리에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유족에게도 왜 이렇게 비공개적으로 진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에 발의된 관련 특별법들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발의한 '장생탄광 강제동원 진상규명 및 희생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이 발의한 '장생탄광 수몰사건 희생자유해의 발굴 및 봉환 등에 관한 특별법안' 역시 법안소위에서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추진단은 ▲ 감정 결과 공유 및 유족 DNA 대조 협력 ▲ 전체 유족 DNA 확보 ▲ 유족회와 정기적 정보 공유 ▲ 한일 공동조사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유골 봉환을 위해 투명한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호사카 유지 고려대 행정대학원 정책학과 특임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생탄광 희생자 유해발굴 1주년 추념 국회 세미나'에서 양국 정부 간 협력의 투명한 공개와 유족이 참여한 공동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 간 협력이 지나치게 비공개로 진행될 경우 유족과 시민사회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며 "유족·시민단체·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생 탄광 희생자 귀향추진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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