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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50돌…'사회 속 교회' 사명 위해 이웃사랑 실천
장애인·노숙인 등 소외 이웃에 손길…"사람은 믿음 아닌 사랑의 대상"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인간의 모든 문제, 특히 가난과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의 문제와 무관할 수 없다."(김수환 추기경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중)
고(故) 김수환 추기경(1922∼2009)은 생전 교회 밖 사회와 사람들에게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지만, 그럼에도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생전 여러 차례 말했다.
늘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고인의 숭고한 뜻이 담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소속 사회복지법인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는 1976년 9월 27일 당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이 '사회 속의 교회'로서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중국인 화교성당에 김 추기경이 간판을 내걸며 자그마하게 출발했던 복지회는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다니며,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복지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1981년 장애인복지부를 만들고, 1983년 '나눔의전화'를 개설해 24시간 힘든 이들의 상담을 받았으며, 1987년 요셉의원을 열어 병원조차 가기 힘든 이들을 무료로 진료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제공]
1989년엔 성가정입양원을 설립했다. 해외로 보내지는 아이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등을 안타까워한 김 추기경이 '우리 아기, 우리 손으로'를 표방하며 세운 첫 국내입양 전문기관이었다.
1990년엔 가정 호스피스 사업을 시작하고, 2000년 겨울부터는 노숙인의 동사 방지를 위한 순회 활동을 개시했다.
경제난이나 가정 해체 등으로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제한된 청소년들, 북한이탈청년과 자립준비청년 등을 위한 장학사업도 1984년부터 40년 넘게 이어가며 3천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 반세기 복지회의 활동은 우리 사회가 걸어온 길과 복지 수요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국내 결핵환자가 100만명에 달하던 설립 첫 해 복지회는 결핵환자 요양시설 시몬의집을 열었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를 겪으며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이 늘어난 시점에 노숙인 순회나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최근엔 독거노인 등 노인 돌봄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제공]
현재 복지회는 영유아, 아동, 장애인, 여성, 노숙인, 노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 79곳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지원 대상과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져도 김 추기경이 설립할 때 강조한 인간 존중과 이웃 사랑의 정신은 반세기 동안 지켜오고 있다.
김 추기경이 복지회 이사장이었던 1995년부터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최장수 직원' 이효림 과장은 "김 추기경님은 정말 순수하고 헌신적인 분이셨다"며 고인을 보며 배운 것들이 지금까지 사회복지 활동을 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이 과장은 "추기경님은 언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만날지 몰라 비서신부님에게 늘 봉투를 준비하게 하셨고 빈민촌에서나 소록도에서나 그곳 분들이 불편해 하시지 않게 편하게 식사하며 어울리셨다"고 회고했다.

(왼쪽부터) 하상진 신부, 이효림 과장, 정경애 차장 [촬영 고미혜]
김 추기경의 유산을 바탕으로 복지회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0년의 발자취를 담아 디지털 아카이브를 준비하는 한편, 오는 17일 명동대성당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식과 심포지엄을 열고 미래 활동 방향성을 모색한다.
복지회 홍희정 담당관은 "이 시대 가장 가난한 사람은 누구인지, 가장 사랑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지가 늘 복지회의 고민"이라며 "국가 정책, 제도의 변화에 발맞추면서도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김 추기경으로부터 사제품을 받은 하상진 신부가 지난 1일 복지회 14대 회장으로 부임해 새 50년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에서도 근무했던 하 신부는 "사회와 교회가 이분화돼 있지 않다"고 '사회 속 교회' 사명을 되새기며 "처음 복지회 발령을 받고 나서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말이 새삼 다가왔다"고 말했다.
"교회가 어떤 이들 옆에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나눔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며,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촬영 고미혜]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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