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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유연하게 쓰자" vs "최소한의 배려마저 뺏나" 팽팽
전문가 "사회적 약자 배려 공간…단순 효율로 접근해선 안 돼"

[CGV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최근 대작 영화들의 잇단 흥행으로 특별관 예매 경쟁이 치열해지자 장애인 관람석을 일반 관객에게도 개방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표를 구하기 어려운 관객들이 좌석 운영의 유연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 공간을 단순 효율의 잣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비어 있으면 개방" vs "624석 중 단 6석마저 내놓으라니"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어 있는 장애인 관람석 때문에 일반 관객이 예매를 못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이러한 논란은 최근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하며 대형 스크린 특별관의 예매 경쟁이 치열해진 데서 비롯됐다.
특히 '용아맥'이라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아이맥스)관의 예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불씨가 커졌다. 전체 624석 중 장애인 관람석 6석만 남겨둔 채 일반석이 전석 매진된 캡처 화면이 공유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번진 것이다.

[엑스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장애인 관람석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된 공간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따라 영화관 등 공연·관람시설은 전체 관람석 중 1% 이상을 장애인 관람석으로 배정해야 한다.
그러나 전석 매진 상황에서도 장애인석이 비어 있는 경우가 잦아지자 일각에서는 "이용자가 없다면 상영 직전 일반 관객에게 개방하거나 좌석 수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dor***'는 "영화관 장애인 좌석은 장애인 복지 중에서 좀 과하다고 느껴진다"며 "일반석은 꽉 차 있는데 장애인석만 비어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min***'는 영화 '오디세이' 특정 상영관을 예로 들며 "하루 6차례씩 28일간 상영한다고 가정할 때, 장애인석을 일반 관객에게 열어주면 1천 명이 넘는 인원이 추가로 관람할 수 있다"며 수치적 효율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전체 624석 중 약 1%에 불과한 공간마저 일반 관객 몫으로 돌리라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반박이 팽팽하다.
다수 누리꾼은 "시야가 제한돼 불편한 1열 좌석마저 탐내는 것은 과욕", "누구나 후천적 장애를 겪을 수 있는데 배려가 부족하다", "애초에 비장애인의 선택지가 아닌 자리로 인식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이며 선을 그었다.
◇ "빈 채로라도 있어야 할 자리…효율 아닌 '문화 접근권' 영역"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좌석 회전율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약자의 '문화 향유 및 접근권'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6일 CGV는 대학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금남로 7개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CGV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손실이 커지는 지점을 우선해 영업을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CGV 대학로점의 모습. 2020.10.26 scape@yna.co.kr
박진용 장애인법연구소장은 "장애인의 문화접근권 문제는 배려의 문제가 아닌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제30조의 '문화생활에의 평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문제"라며 "단순히 휠체어 좌석이 비어 있으니 이를 비장애인이 채우는 것이 문화적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주장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휠체어석의 법정 기준 확보가 "접근권 보장의 최소한을 의미한다"며 "우리나라 장애인 비율을 보통 5%, 지체장애인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2.5%로 바라보고 있는데 현행 1%는 그다지 높은 수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상영관 측 역시 법적 기준과 약자 배려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CGV 관계자는 "장애인 관람석은 이동과 접근에 제약이 있는 고객들도 다른 고객과 동등하게 영화 관람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된 전용 좌석인 만큼 일반 관객에게 개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장애인 고객의 문화 접근성과 관람 편의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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