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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 금품전달 의혹·'쪼개기 후원' 수사했지만 종교인만 기소
수원지검 신천지 수사무마 의혹도 "뚜렷한 정황 없어"
신천지 간부 '김건희 일가 공장 매입' 의혹 경찰 이첩

[촬영 김주형 임화영]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가 약 8개월에 걸쳐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통일교의 정치권 유착 의혹을 수사했지만 정치인은 한 명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당초 합수본은 통일교가 현안 청탁을 위해 여야 의원에게 수천만원 금품을 전달하거나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정치인을 제외한 신천지와 통일교 관계자들만 대거 기소되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하겠다"던 출범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학자 총재를 비롯해 통일교 관계자 1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만희 총회장 등 신천지 관계자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합수본 출범 당시 최대 관심사는 전재수 부산시장이 통일교로부터 현금 2천만원과 1천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1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었다.
합수본은 수사를 진행한 끝에 지난 4월 전 시장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전 시장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이었다.
합수본은 통일교 측에서 전 시장에게 명품 시계 등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과 장소를 '2018년 8월 21일 천정궁'으로 특정했다.
다만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 외에는 금품 수수 의혹을 뒷받침할 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불기소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 의원과 함께 금품 수수 의혹을 받았던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같은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통일교의 이른바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치인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우호적인 정치인을 확보하기 위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회의원 등 정치인 132명에게 219차례에 걸쳐 총 1억8천900만원을 불법 기부한 사실을 확인하고 윤 전 본부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범행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 및 기록 반환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정치인 132명 또한 계좌를 통해 들어온 후원금이 통일교 단체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보낸 돈이었음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합수본이 신천지의 집단 당원가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선 민주당 가입을 요구한 정황을 확인하고도 국민의힘 가입 의혹 수사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합수본은 '2022년 말경 시몬지파 간부가 신도들에게 국민의힘에 가입하라고 했고, 신도들이 거부감을 표시하면 민주당에도 가입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면서도 "총회 차원의 조직적 가입 강요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이와 별도로 올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장 예비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신천지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로 신천지 시몬지파 신학부장 허모씨와 당원 가입을 요청한 예비후보 지지자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가 신천지 관계자에게 보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희자 근우회장 사진.[독자 제공]
합수본은 신천지와 정치권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희자 근우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결론 내리지 않고 경찰로 이첩했다.
신천지가 각종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이 회장을 통해 정관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은 합수본 출범 초기부터 제기됐다.
합수본은 이 회장이 신천지 자금으로 권성동·박성중 전 의원에게 각각 1천만원을 불법 후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월 한국근우회 본관과 이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 16일과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여러 혐의를 수사하다 보니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결론을 내리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찰에 이첩해서 수사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종교단체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집단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다시 나섰다.
앞서 합수본은 지난달 27일에도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중지한 바 있다. 2026.3.3 eastsea@yna.co.kr
수사 과정에서 신천지가 이 회장을 통해 수원지검의 조세포탈 수사를 무마하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지만 합수본은 수사 결과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신천지는 전국 지교회 매점 운영 과정에서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2020년 수원지검에 고발됐다.
합수본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천지 이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는 2021년 6월께 이만희 총회장이 "이희자 근우회장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하겠다. A의원을 통해 수원지검장을 요리해달라고 정확하게 말하겠다"며 "조세포탈 건을 무마시켜달라고 부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전직 신천지 간부와 통화에서 언급한다.
고 전 총무는 통화에서 "(이 회장이) 이번 주에는 급하게 저보고 정장 입고 구윤철 장관(당시 국무조정실장)을 만나러 가자고 하시길래 무턱대고 가는 건 걱정된다고 그랬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원지검은 4개월 뒤인 2021년 10월 이 총회장 등을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이후 세무당국의 과세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합수본이 사건을 넘겨받아 재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7월 이 총회장 등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했다.
합수본은 수사무마 의혹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외압으로 인해 불기소한 정황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합수본이 별도로 처분을 내리지 않았고, 이 회장 사건이 경찰로 이첩된 만큼 경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과천=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통일교·신천지의 정교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당원 가입 의혹'을 받는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30일 경기도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에서 한 관계자가 내부로 들어서고 있다. 2026.1.30 ksm7976@yna.co.kr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고발한 신천지 관계자들의 업무상 횡령 혐의도 경찰로 이첩했다.
앞서 전피연은 신천지 전직 지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공장을 인수했다며 관련 내역이 담긴 신천지 측의 업무용 PC를 합수본에 제출했다.
한편 합수본은 전직 신천지 신도들이 고 전 총무를 업무상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혐의없음 처분했다.
신천지 신도들은 지난해 고 전 총무가 총회 홍보비와 공진단 구입 등 명목으로 약 21억원을 빼돌렸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합수본은 수사 결과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고 전 총무를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고 전 총무가 60억원 상당의 교회 자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고 전 총무와 관련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기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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