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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창] 재일동포 역사 산증인 고 박병헌 회고록 '민단 80년…' 출간

입력 2026-08-31 09: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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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부터 지문날인 철폐 투쟁까지…"내 인생은 곧 민단의 역사"




고(故) 박병헌의 회고록 '민단 80년, 길을 만든 사람' 표지

[IEUM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제38·39대 중앙본부 단장을 지낸 고(故) 박병헌의 회고록 '민단 80년, 길을 만든 사람'이 민단 창단 80주년을 맞아 31일 출간됐다.


이 책은 2011년 일본 신칸샤(新幹社)에서 나온 판본을 기초로, 기록을 보강해 새롭게 고쳐 쓴 신판이다.


박병헌은 1928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메이지대 경제학부를 졸업했으며,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재일학도의용군으로 자원 참전해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다.


민단 창단 초기부터 단원으로 활동하며 총무국장, 재정국장, 경제국장, 감찰위원, 부단장을 거쳐 제38·39대 중앙본부 단장을 지냈다.


재일동포의 법적 지위 향상과 권익 신장, 지문날인 철폐운동, 북송 저지 운동, 1988 서울올림픽 재일한국인 후원사업 등을 이끌며 한일 친선 우호 및 재일 동포사회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3년에는 서울 구로공단에 대성전기를 설립해 기업인으로도 활동했다. 신한은행 이사, 중앙대 이사,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위원 및 일본지역협의회 회장,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 초대 회장 등을 맡았으며, 고향 함양에 벚나무 1만2천 그루를 기증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힘썼다.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 이끈 박병헌 민단 단장

재외동포청 '세계한인회장대회'의 전신인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를 이끌었던 박병헌 전 민단 단장(가운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훈장 무궁화장·모란장, 보국훈장 3·1장,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훈했고 중앙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민단 중앙본부 상임고문을 맡았으며 2011년 3월 7일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책은 함양에서 보낸 유년기와 도쿄 대공습 속 생존기, 민단 창단과 청년운동, 6·25전쟁 참전기, 북송 저지 투쟁, 지문날인 철폐 투쟁, 법적 지위 협상, 88서울올림픽 성금 모금,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 창설 과정 등 22개 장으로 구성됐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조국의 국가원수들을 모두 대면하고, 사토 에이사쿠부터 나카소네 야스히로, 다케시타 노보루, 오부치 게이조 등 일본 역대 총리들과 담판했던 궤적도 담겼다.


간토대지진 동포 학살, 우키시마마루 폭침, 만보산 사건, 강제 연행 고려인 동포의 비극 등 잊혀서는 안 될 민족 수난사도 별도 장으로 담겼다.


아울러 조총련계 동포의 성묘단 사업과 국립 망향의동산 조성 과정, 재한일본인 처들의 사연, 남북공동응원단을 둘러싼 조총련의 거부 등 남북 상생을 모색한 행적도 서술됐다.


박병헌은 자서(自序)에서 "80년의 일생 나는 3가지 큰 결단을 내렸다"며 재일학도의용군 참전, 민단 중앙본부 단장 선거 출마, 본국 기업 설립을 꼽았다.


이를 지탱한 생활신조로는 성실, 마음의 여유, 감사를 들었다. 그는 "내 인생은 곧 민단의 역사였다"며 "내가 목격한 역사의 현장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주변의 권유가 집필의 확신을 줬다고 밝혔다.


김이중 민단 중앙본부 단장은 추천사에서 이 책이 "재일 동포사회 및 한일 현대사를 증언하는 귀중한 기록"이라고 평가했고,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희건 명예회장과 박병헌 단장의 염원 속에서 신한이 도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획·엮은이 이민호는 후기에서 생전 KBS에 함께 출연했을 당시 박병헌이 재일동포의 오늘과 조국의 정책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20년 전 재일 동포들의 모국 공헌 활동을 취재·조사할 당시 박병헌으로부터 생생한 비사를 전해 들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고도 밝혔다.


이어 2025년 6월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이 박병헌을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한 사실을 소개하며 "일본 땅에서 민족의 자부심을 지키고 조국 발전의 신로(新路)를 열어젖힌 재일동포 1세대의 얼굴"이라고 평했다.




재외동포청 2025년 6월 '이달의 재외동포'에 선정된 고 박병헌 단장

[재외동포청 제공]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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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11: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