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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요구 원청 사업장 456곳…사용자성 다툼에 노동위로
중노위 판정뒤 소송도…'교섭의 사법화' 양상
노동쟁의 범위도 혼선…노동부, 내달 시행지침 마련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지난 3월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지 반년이 다 돼가지만, 하청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 사업장 가운데 실제 노사가 교섭 테이블에 마주한 곳은 102곳으로 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이 사용자성을 부인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거나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위 판단이 나온 뒤에도 법원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법 시행에도 원하청 교섭이 하세월이란 지적이 뒤따른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노란봉투법 관련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사업장은 456곳(민간 259곳·공공 197곳)이다.
하청노조 1천218곳이 원청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소속 조합원 수는 17만9천511명에 달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뿐 아니라 노동조건에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의 하청노조 교섭 요구에도 응할 의무가 생겼다.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 사용자는 이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공고해야 한다.
그러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 사업장은 149곳(32.7%)에 그쳤다.
이들 가운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마치고 실질적으로 노사 간 교섭 단계에 진입한 사업장은 102곳(22.4%)에 불과했다.
법 시행 반년이 되도록 실교섭에 들어간 사업장이 4곳 중 1곳도 되지 않는 셈이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머지 원청 사업장은 사용자성을 부인하며 공고를 미루거나 교섭에 응하지 않은 채 노동위 판단을 구하고 있다.
원하청 교섭 쟁점이 지방노동위로 옮겨간 뒤 판정이 나오더라도 노사 갈등은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지노위 판단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문을 두드리는 재심 사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나아가 '교섭의 사법화'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한화오션은 사내 급식과 출퇴근 버스 운행, 시설관리 등을 맡는 도급업체인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도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노란봉투법 해석을 둘러싼 분쟁도 거듭되고 있다.
기존에 노동쟁의 대상은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 근로조건에 한정됐는데, 개정 노조법의 제2조 제5호에 따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등이 쟁의 대상에 추가됐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를 근거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내년 노사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동부는 "기업투자, 공장증설 등 사업 경영상 결정 자체는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정 노조법상 단체교섭·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현장 혼란이 계속되자 노동부는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시행지침 마련에 나섰다.
시행지침에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쟁의 대상인지 여부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노동부 시행지침은 이르면 다음 달 초에 발표될 전망이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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