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엄정 징계" 공언했지만…5년간 경찰 354명 소청서 '감경·취소'

입력 2026-08-30 06:00:05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행정소송서도 28명 처분 변경…음주운전 뺑소니도 해임 면해 복직


경찰 소청 처리건수 34%↑…기강해이 논란 속 징계 신뢰성 도마




대국민 사과하는 경찰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맨 오른쪽부터)과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지휘부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8.26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경찰 비위와 부실 업무처리 사례가 잇따르는데도 최근 5년간 징계를 받은 경찰이 소청을 통해 징계 감경이나 취소·무효 처분을 받은 사례가 35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청은 공무원이 징계 등 본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을 받았을 때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달라고 청구하는 특별행정심판 제도다.


비위가 불거질 때마다 경찰이 "엄정 징계"를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처분이 바뀌는 사례가 매년 수십건씩 반복되면서 '징계 공언'이 여론 무마용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청 통해 징계 감경·취소된 경찰공무원 현황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생성기 제작. 재판매 및 DB 금지]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청을 통해 징계가 감경된 경찰관은 총 331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73명, 2022년 59명, 2023년 48명, 2024년 76명, 지난해 75명이다.


같은 기간 소청에서 징계 처분 자체가 취소되거나 무효로 결정된 경찰관도 23명이었다.


감경과 취소·무효를 합하면 2021년 78명, 2022년 63명, 2023년 55명, 2024년 79명, 지난해 79명 등 5년간 354명의 징계 결과가 소청에서 바뀌었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의 전체 경찰공무원 사건 처리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공무원 관련 소청 처리 건수는 411건으로, 2021년 306건에서 34.3% 증가했다.


심지어 소청 절차를 거쳐 퇴직을 면하고 복직한 사례도 있다.


2024년 광주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경찰관은 해임됐다가 소청을 통해 강등으로 감경됐다. 해임 처분이 강등으로 바뀌면서 해당 경찰관은 경찰 신분을 유지하고 복직 절차를 밟았다.




호송차량에 오르는 실종 허위종결 경찰관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실종사건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A경장이 24일 오전 체포적부심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6.8.24 atoz@yna.co.kr


소청 이후 행정소송을 통해서도 징계가 뒤집힌 사례가 적지 않다.


경찰이 징계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처분이 취소되거나 취소 뒤 다시 징계한 인원은 2021년 4명, 2022년 11명, 2023년 5명, 2024년 6명, 지난해 2명 등 5년간 28명이었다.


최근 일선 경찰관부터 지휘 책임을 맡은 간부까지 각종 비위와 부실 업무처리가 잇따르면서 징계 제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제주에서는 지난 5월 30대 여성 실종 신고를 받고도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 접수 약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담당 경찰관이었던 A 경장이 구속됐다.


광주 장윤기 사건에서는 수사팀이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인 장씨의 아버지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 지역에서는 기혼인 경찰서장이 관사에서 부하 직원과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한 사실이 드러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질문에 답변하는 장윤기 사건 형사과장 변호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윤기 사건에 대해 살인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지시한 협의를 받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A 경정의 변호인이 2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7.21 photo@yna.co.kr


박상웅 의원은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경찰의 기강 해이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라며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요구하기 전에 경찰부터 스스로 기강을 바로 세우고, 비위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소청에서 징계가 반복적으로 감경된다는 것은 그만큼 원징계 단계의 판단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처음 징계할 때부터 당사자의 소명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실관계와 책임 정도에 맞는 처분을 내려야 징계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안에서는 처분이 약할 경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일단 강하게 징계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비위자를 강하게 처분해 조직 전체의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일종의 꼬리 자르기식 대응도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riter@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8-30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