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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물품 구매대행 요청…147만원 꽃병도"
'바쉐론 시계' 청탁대가 부정 취지…내달 22일 2심 선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 시절 관저에 두기 위해 1천만원대 그릇 등 고가 물품을 사비로 사들였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여사의 수행비서였던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26일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김 여사가 2022년 9월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받은 3천990만원 상당 바쉐론콘스탄틴 손목시계가 사업 청탁 대가가 아님을 입증하려고 정 전 행정관을 신문했다.
김 여사는 서씨에게 시계의 구매 대행을 부탁했을 뿐이고, 평소 수행원들에게도 각종 물건을 대신 사달라고 한 후 현금으로 대금을 준다는 게 변호인단의 입장이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이 윤석열의 검찰총장 퇴직 이후 피고인(김건희)에게 매달 생활비 500만원∼1천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는가"라는 변호인단 질문에 "맞다"라고 답했다.
김 여사가 이렇게 받은 생활비와 자신이 보유한 현금으로 사업가 서씨에게 시계 대금을 추후에 지급했다고도 증언했다.
아울러 본인도 김 여사의 부탁으로 2022년 12월 147만원짜리 꽃병을, 또 이듬해 1월 1천325만원짜리 그릇을 자신 명의 카드로 결제한 후 김 여사로부터 현금으로 대금을 보전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고가 꽃병을 구매한 배경과 관련해 그는 "당시 관저에 매주 꽃장식이 많이 들어왔고, 김 여사가 꽃꽂이를 따로 배워서 거기에 맞는 꽃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1천만원대 그릇 구매 경위에 대해선 "외국 국빈이 왔을 때 다과를 대접해야 하는데, 관저에 있는 그릇은 1980년대 제작돼 국격에 맞지 않았다"며 "김 여사가 국빈 티타임용으로 사비로라도 갖춰나야겠다 싶어서 같이 백화점에 가서 샀다"고 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자신과 서씨뿐 아니라 또 다른 수행비서였던 유경옥 전 행정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의 대표 배우자에게도 이런 식으로 물품 구매대행을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김건희 여사의 건강 상태와 관련한 질문에 "하루 종일 누워만 계셔야 하고, 식사를 거의 안 하셔서 일어설 기력도 없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각종 인사·이권 청탁을 알선해주는 명목으로 목걸이, 귀걸이 등 약 3억원어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맏사위 인사청탁과 함께 총 1억380만원 상당 귀금속을 수수한 혐의, 사업가 서씨로부터 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3천990만원 손목시계를 받은 혐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1억4천만원 상당 그림을 받은 혐의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이날 공판에서 김 여사 측은 항소이유를 밝히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거나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항소심 선고는 내달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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