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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가 법정서 "헌재 심리지연이 문제…4년간 아무것도 안 해" 직격

입력 2026-08-24 19: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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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 "기본권 침해여부 심사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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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재판 중인 판사가 법정에서 헌법재판소의 심리 지연을 공개 지적하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 재판장인 전보성 형사수석부장은 24일 통일TV 대표 진천규씨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고 "이 사건 공판이 헌법소원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추정(추후 지정) 상태가 돼 4년이 지났는데도 (헌재 심리가) 진행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부장판사는 "독일 연방헌재법에는 재판 지연에 대한 이의를 신청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도 없다. (사건 기록) 열람·복사도 해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1년 안에 많은 일이 벌어지는 데 4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어 재판이 굉장히 지연되고 있고, 어떤 쟁점을 심리하는지 알 수 없으며 의견 진술권도 준 적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헌법 107조 2항에 따라 헌재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것) 처분이 헌법소원을 청구한 진씨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에 대한 심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에 관한 의견도 요청했으나 회신이 없다며 "문서송부 촉탁에 응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헌법소원 청구인인 진씨 측이 직접 헌재에 사건 기록 열람·복사를 요청해 재판부에 내달라고 부탁했다.


진씨는 2018년 8월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북한 서적, 영상자료 등을 반입한 혐의(남북교류협력법 위반)로 2020년 10월 기소돼 6년째 재판받고 있다.


그는 1심에서 관련 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2022년 6월 직접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2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는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판을 중단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나도록 헌재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자 2심 재판부가 헌재의 심리 지연 문제를 심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재판부가 심사를 개시할 근거로 든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명령, 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지난 6월 17일 취재진에 설명자료를 내 "모든 국가권력이 헌법의 구속을 당하듯 헌재도 헌법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며 "헌재 심리 지연으로 피고인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공개 비판했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헌재가 올 초 재판소원을 도입하며 내세운 "법원의 재판도 헌법적 통제대상"이라는 주장을 맞받아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에 헌재 측은 헌법재판 심리 지연으로 형사재판을 못 한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소원 결과와 무관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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