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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국적법 개정으로 제한적 복수국적 허용…원정출산 자녀 권리는 엄격히 제한
복수국적자, 외국인 편익 못 누려…병역·세금·범죄 처벌 내국인과 동일 적용

[연합 AI플랫폼 활용 제작]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1년 개정 국적법이 시행되면서 '제한적 복수국적'이 허용된 지 15년이 지났다. 그러나 여전히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 정리 절차나 외국 국적 취득 시 한국 국적 유지 여부 등을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원정 출산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복수국적과 관련한 여러 주장이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단일 국적주의' 원칙 아래 제한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한다. 복수국적을 유지하려면 일단 외국 국적을 불행사하겠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또 복수국적자라고 할지라도 병역·세금 의무·범죄에 대한 처벌은 한국 단일 국적자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복수국적과 관련한 주요 쟁점과 오해, 법적 기준, 복수국적자 현황 등을 살펴봤다.

한국 여권 [촬영 이세원]
◇ 전세계 국가 70% 이상 복수국적 허용…한국 복수국적자 약 20만명 이상 추정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단일 국적주의를 채택했다.
국적법에서는 복수국적자를 '출생이나 그 밖에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 국적을 함께 가지게 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이에 따라 출생 등 선천적인 이유로 복수국적을 취득했더라도 만 22세 전까지 등 법이 정한 기간 내 반드시 여러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선택하지 않으면 우리 국적이 자동으로 상실됐다.
정부는 이후 국제 조류에 발맞추고 국익을 위한다는 취지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면 제한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국적법을 2011년 시행했다.
복수국적 허용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투자이민 전문업체 '이미그랜트 인베스트'(Immigrant Invest)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나라는 123개국이다. 이탈리아에 있는 유럽대학원 산하 글로벌시민연구소 분석에서도 2022년 기준 조사 대상 국가 191개국 중 49%가 복수국적을 전면 허용했고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나라까지 더하면 그 비율이 70%대까지 올라간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외국국적동포에 대한 복수국적 허용' 보고서(2024)를 보면 2011년 국내에서 제한적 복수국적 제도가 시행된 이래 2023년까지 복수국적자는 총 20만5천196명이다.
2011년 1만5천235명이었던 복수국적자는 2018년 10만7천388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복수국적자는 출생에 의한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결혼·귀화 등에 의한 후천적 복수국적자로 나뉜다. 복수국적을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미국 출생 한국인이 선천적 복수국적자에 해당한다.
2023년 기준 복수국적자 중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52.6%(10만6천755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혼인·귀화 등을 통한 복수국적자가 32.2%(6만6천37명), 65세 이상 영주 목적으로 국적을 회복한 사람이 11.6%(2만3천875명) 순이었다.
다만 이같은 복수국적자 숫자는 개인의 자발적 신고와 관계기관의 발견에 의존하는 만큼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가능성이 크다.

['외국국적동포에 대한 복수국적 허용'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단일국적 원칙 하에 복수국적 제한적 운용…외국 국적 자발적 취득하면 한국 국적 자동 상실
'단일 국적주의'가 원칙인 만큼, 우리나라의 복수국적 제도는 엄격한 조건 아래 운용된다.
법제처에 따르면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됐다면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만 20세가 된 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그때부터 2년 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이 기간 내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서약했다면 복수 국적을 가질 수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법무부 장관이 1년 내 둘 중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명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한국 국적이 상실된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남성의 경우 병역 의무 때문에 세부 기준이 더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병역 의무가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이 의무를 마치기 전에 한국 국적을 이탈하려면 원칙적으로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뒤 3개월 내)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한다. 즉, 이 기간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복수국적은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만약 병역 의무를 마쳤다면 그날로부터 2년 내 외국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복수국적자가 37세까지 병역 의무를 연기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려면 24세부터 25세가 되는 해 1월 15일 사이에 재외공관에서 '국외 이주' 사유로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기간에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았다 해도 1년에 일정 기간 이상 국내에 체류해서는 안 되는 등 여러 세부 조건을 준수해야 허가가 취소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병역 의무가 있는 복수국적자가 기한 내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입영·소집 의무가 해제되는 38세가 되는 해부터 국적이탈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2020년 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지금은 법무부 산하 국적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으면 38세 이전에도 국적 이탈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른바 '원정 출산'으로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태어난 복수국적자에 대해선 기준이 더 엄격하다.
어머니가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하던 중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은 일반 복수국적자와 달리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 이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고 병역 의무가 해소된 후에만 이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원정 출산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더라도 이를 이용해 병역 의무를 피하기는 어렵다.
출생 당시 어머니가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외국에 머물렀다면 남녀 모두 외국국적 불행사를 서약하는 방식으로는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없고,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국내에 생활 기반을 둔 어머니가 임신 후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출국해 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출생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부모가 출생 전후 일정 기간 계속 외국에 거주했거나 영주권·국적을 취득한 경우, 유학·공무파견·국외주재·취업 등 상당한 이유로 체류한 경우는 제외된다.
출생 등 선천적인 이유가 아니라 후천적·자발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했다면 한국 국적은 자동으로 상실된다.
하지만 결혼으로 배우자 국가의 국적을 취득했거나 해외 입양된 경우 등 특정 조건에서는 정해진 기한 내 신고하고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면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이민 등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한 뒤 외국에서 살다가 이제 국내에서 살기 위해 만 65세 이후 한국에 들어오는 이들도 국적회복 허가를 통해 복수국적자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복수국적자, 국내서 외국인 편익 못 누려…외국인 권리 행사하면 강제로 국적선택 명령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종종 복수국적자들이 국내에서 외국인으로서의 편익을 누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불가능하다.
국적법은 복수국적자가 한국 내에서나 출입국을 할 때 한국 국민으로만 처우하도록 규정한다. 복수국적을 유지하는 조건인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에도 복수국적자가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병역도, 세금도, 범죄에 대한 처벌도 원칙적으로 한국 단일 국적자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복수국적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외국인 근로자 등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외국인으로서 영사 보호를 요구할 수 없다. 카지노 등 외국인 전용 시설 이용도 제한된다.
만약 ▲ 외국 여권으로 반복해서 한국에 출입국한 경우 ▲ 외국 국적을 행사할 목적으로 외국인등록 또는 거소신고를 한 경우 ▲ 정당한 사유 없이 한국에서 외국 여권 등을 이용해 국가·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외국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려 한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이 6개월 내 강제 국적 선택을 명령할 수 있다.
복수국적자는 국가 안보 문제로 공무원 임용 때 공무담임권도 제한된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국가의 존립과 헌법 기본질서의 유지를 위한 국가안보 분야,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이익을 해하게 되는 보안 기밀 분야, 외교, 국가 간 이해관계와 관련된 정책 결정 및 집행 등 분야는 복수국적자의 임용을 제한할 수 있다.
일반 병으로는 복무할 수 있지만, 복수국적자는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다.
보안업무규정·국방과학연구소법 등에도 국방과학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국가 보안시설이나 주요 방산물자 생산 기업에도 복수국적자는 취업이 제한되거나 취업 시에도 주요 보직 임용 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명시됐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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