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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콩팥 망치는 식습관 따져봤더니…'짠 음식'이 1위 아니었다

입력 2026-08-19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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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개국 30년치 식습관 분석…과일·채소 부족이 만성콩팥병 부담 1·2위


65세 이후 식습관 영향 급증…소득 늘수록 가공육·단 음료 위험 커져




만성콩팥병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지속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몸속 수분과 전해질,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기능이 서서히 나빠져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한 번 손상된 콩팥 기능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병이 진행하면 몸속에 노폐물이 쌓이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말기에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신장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콩팥병은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대표적인 원인인데, 두 질환 모두 평소 식습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짜게 먹는 습관은 혈압을 높이고 콩팥 내부 압력까지 증가시킬 수 있으며, 지나친 당과 가공식품 섭취는 비만과 당뇨병을 거쳐 콩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반대로 과일과 채소, 통곡물을 충분히 먹는 식생활은 콩팥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전 세계인의 콩팥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습관은 무엇일까.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 최신호에 따르면 경희대 의대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세계질병부담연구'(GBD 2021) 자료를 이용해 1990년부터 2021년까지 204개 국가와 지역에서 식생활이 만성콩팥병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평가한 식생활 위험 요인은 과일·채소·통곡물 섭취 부족과 나트륨·가당음료·붉은고기·가공육 과다 섭취 7가지다. 연구팀은 이런 식습관이 만성콩팥병의 질병 부담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졌다.


질병 부담을 평가하는 지표로는 '장애보정생존연수'(DALY)가 사용됐다. 질병이나 장애 때문에 건강하게 살지 못한 기간과 조기 사망으로 잃은 수명을 합친 개념으로, 수치가 클수록 해당 위험 요인으로 인한 건강 손실이 크다는 뜻이다.


이 결과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식습관은 의외로 소금 과다 섭취가 아니었다.


1위는 과일 섭취 부족으로 장애보정생존연수가 인구 10만명당 38.68명이었다. 이어 채소 섭취 부족 30.84명, 나트륨 과다 섭취 19.81명, 통곡물 섭취 부족 6.46명, 가공육 과다 섭취 5.95명, 붉은고기 과다 섭취 5.50명, 가당음료 과다 섭취 2.22명 순이었다.


식습관 측면에서 보자면, 콩팥 건강을 위해서는 싱겁게 먹는 것뿐 아니라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과일·채소 섭취 부족이 콩팥 세포의 염증과 조직 손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나트륨은 더욱 직접적으로 콩팥을 압박한다.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혈압뿐 아니라 콩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 내부 압력도 높아지고 단백뇨가 증가할 수 있다. 전 세계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3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2g 미만의 두 배를 웃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공육과 붉은 고기의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런 식품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대사 과정에서 요산과 암모니아 같은 물질이 만들어져 콩팥의 염증과 섬유화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설탕이 많이 든 음료는 또 다른 경로로 콩팥을 위협한다. 과도한 당 섭취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키우면서 결국 콩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목되는 건 식생활에 따른 만성콩팥병 부담이 남녀 모두 나이가 들수록 증가했고, 특히 65세를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치솟은 대목이다.


이는 젊을 때부터 이어진 식생활의 영향이 노년기에 누적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층은 고혈압과 당뇨병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같은 식습관이라도 콩팥이 받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나라의 경제 수준에 따라서도 콩팥을 위협하는 식탁의 모습은 달랐다.


사회경제개발지수(SDI)가 낮은 국가와 지역에서는 과일과 채소, 통곡물을 충분히 먹지 못하는 문제가 두드러졌지만, 경제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는 '적게 먹어서 생기는 위험'보다 '많이 먹어서 생기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연구팀은 그중에서도 가당음료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1990년부터 2021년 사이 가당음료 과다 섭취와 관련한 만성콩팥병 부담은 전 세계적으로 81.07% 증가했으며, 고소득 지역에서는 증가 폭이 121.08%에 달했다.


연구팀은 "콩팥 건강을 지키는 식생활은 단순히 짜게 먹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만큼 과일과 채소, 통곡물은 충분히 먹고 소금과 가공육, 붉은고기, 설탕이 많이 든 음료는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함께 필요하다"면서 "특히 콩팥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 뒤 식단을 바꾸기보다 젊고 건강할 때부터 이런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진 환자의 경우 칼륨 배설 능력이 감소한 상태에서 과일과 채소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고칼륨혈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콩팥 기능과 혈중 칼륨 수치에 따라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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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9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