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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동남아에서 검거된 한국인 462명…작년 전체 넘어
70∼80대 노인 이용 아프리카→중동으로 마약 운반 정황도

(서울=연합뉴스) 경찰청은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23일 알마티에서 '이네'(INE) 작전을 벌여 현지에 있는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소속 조직원 5명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이들 19명 모두 한국인이다. 사진은 한국인 스캠 범죄 조직원들을 검거한 뒤 신원을 확인하는 모습. 2026.8.5 [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캄보디아 등 기존 거점에 대한 단속을 피해 스캠범죄 조직들이 동남아 인접국을 넘어 중앙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까지 활동 무대를 넓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스캠 조직이 베트남을 거쳐 카자흐스탄에 새 콜센터를 차리는 '2차 풍선효과'가 처음 확인된 데 이어, 아프리카에서는 한국인이 스캠범죄에 연루돼 체포된 사례까지 발생했다.
또한 70∼80대 한국인에게 거액의 대가와 여행경비를 제시하면서 마약을 다른 물건으로 속여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운반하게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잇따라 포착됐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거쳐 중앙아시아로 거점을 옮기려던 한국인 스캠 조직을 추적해 지난달 23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알마티에 콜센터를 차린 뒤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하고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으로 한국인 16명에게 약 6억원의 피해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동남아 지역을 벗어나 제3국으로 근거지를 옮긴 이른바 2차 풍선효과의 실체를 최초로 확인한 사례"라며 "초기 단계에서 신속하게 검거해 스캠 조직이 카자흐스탄을 새 거점으로 삼으려던 시도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2차 풍선효과는 캄보디아 집중단속으로 범죄 거점이 베트남·태국 등 인접국으로 이동했다가(1차 풍선효과), 인접국의 단속까지 강화되자 원거리 제3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뜻한다.
동남아에서 초국가범죄에 연루돼 검거되는 한국인도 크게 늘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초국가범죄 연루 혐의로 검거된 한국인은 462명으로 지난해 전체(356명)를 훌쩍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캄보디아 187명, 베트남 117명, 태국 70명, 말레이시아 50명, 필리핀 20명, 라오스 18명 등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검거 인원이 많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초국가범죄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간 공조가 강화된 결과이자, 풍선효과의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초국가범죄 조직의 활동 영역은 동남아를 넘어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까지 넓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스캠 조직이 스리랑카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포착됐으며, 동티모르 역시 새로운 범죄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에서는 캄보디아 체류 이력이 있는 2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지난 6월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중국인 14명과 같은 지역에서 체포됐다.
A씨는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뒤 온라인스캠 연루 혐의를 부인했지만, 현지 경찰은 그의 행적 상 범죄 연루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결국, A씨는 지난달 현지 법원 1심에서 함께 체포된 중국인들과 함께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거액의 대가와 여행경비 등을 제시한 뒤, 마약을 다른 물건으로 속여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운반하게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
80대 초반의 한국인 B씨는 지난해 12월 유엔 직원을 사칭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문서 가방을 중동으로 전달하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아프리카로 출국했다가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70대 후반의 C씨가 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부탁으로 아프리카를 찾았다가 전달받은 가방에 마약이 든 것으로 의심되자 현지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C씨는 해당 가방을 들고 중동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아프리카에서 초국가범죄 조직의 활동 동향이 포착된 이후 전 아프리카 지역 공관에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관계 당국과 공조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초국가범죄 대응 공관장 그룹'도 신설해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관련 공관들이 주재국 내 범죄 동향을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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