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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백에 댓글 남겨 돌려 보는 2030…전문가 "독서도 대화하는 문화로 변화"

[심민경씨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친구들이 책 여백에 남긴 메모를 보면서 피식피식 웃게 돼요."
직장인 오유미(29) 씨는 최근 이른바 '교환독서'를 하면서 느낀 즐거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책 여백에 메모와 그림, 질문 등을 남긴 뒤 다른 사람과 돌려 읽는 '교환독서' 문화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 책 여백에 남기는 감상…"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풍부해져"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는 '요즘 친구들끼리 한다는 교환독서'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 캡처]
교환독서는 책 여백에 감상과 질문, 그림 등을 남긴 뒤 다른 사람과 책을 교환하거나 여러 명이 한 권을 차례로 공유하며 기록을 이어가는 독서 방식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함께 공유한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주로 지인들끼리나 북클럽 같은 동호회를 통해 활용되고 있다.
직장인 심민경(26) 씨는 "혼자 읽으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면 더 재미있겠다는 책들이 있다"며 교환독서를 통해 등장인물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책을 훨씬 풍부하게 즐기게 됐다고 전했다.
대학생 박민호(26) 씨는 코로나19 시절 무료함을 달래려 친구들과 비대면으로 책을 주고받기 시작해 타인의 다양한 시각을 접하며 꾸준한 독서 습관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오유미 씨 역시 "교환독서를 하면 내가 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공감 가는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며 "책에 메모를 남기면 당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록으로 남아 나중에 다시 볼 때 추억이 된다"고 말했다.
◇ '텍스트 힙'과 댓글 문화의 만남…오프라인 참여형 콘텐츠로 진화
교환독서 덕분에 청년층 중심의 독서 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작년 성인 종합독서율이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지만, 20대 독서율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출판업계에서는 독서를 멋지고 세련된 문화로 소비하는 현상인 '텍스트 힙(Text Hip)'과 교환독서 같은 참여형 독서 문화가 젊은 층의 독서 수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6.6.24 ryousanta@yna.co.kr
전문가들은 교환독서의 확산을 단순한 독서법의 변화가 아닌, 디지털 시대의 참여형 콘텐츠 소비가 오프라인으로 확장된 현상으로 해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텍스트 힙이 확산하며 책이 다시 아날로그적 매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동시에 고립감이 커진 사회에서 책을 매개로 소통하려는 욕구가 교환독서라는 놀이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시대 이후 댓글을 남기며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소비 방식이 익숙해졌는데, 교환독서는 그 문화를 책으로 옮겨온 사례"라며 "책에 직접 감상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이 댓글을 통한 쌍방향 소통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교환독서는 책을 단순히 소유하는 상품이 아니라 메모와 감상을 함께 축적하는 참여형 소비재로 바꾸는 현상"이라며 "MZ세대의 경험·취향 공유 성향과 맞물려 독서가 개인 활동에서 관계와 공동체를 형성하는 소비로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교수는 "텍스트 힙과 교환독서는 독서를 취향 표현과 사회적 교류가 가능한 활동으로 바꿔 20대의 독서 접근성과 흥미를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면서도 "일시적인 유행이 지속적인 독서 습관으로 이어질지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0대부터 30대까지 청년층 독서량이 14년 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2025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3∼19세의 1인당 평균 독서권수는 11.7권으로 집계됐다. 201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2025.11.13 ksm7976@yna.co.kr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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