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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병, 벌써 177만 그루 피해…이상기온·무단반출 등에 '3차 대발생기'?
미 농무부와 방제기술 연구하고 드론 더해 수리온 헬기까지 띄워 확산 저지 총력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애국가에 등장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 1위로 뽑힌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초토화될 지경입니다."(산림청 관계자)
최근 소나무 숲이 울창한 데다 비교적 청정지대로 분류되던 강원 평창군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최종 확진되자 산림청 병해충방제 관계자가 한 하소연이다.
소나무재선충 피해 고사목은 2022년 38만 그루, 2023년 107만 그루로 급증했다가 2024년엔 90만 그루로 주는 듯 했지만 2025년 149만 그루로 다시 늘어난 뒤 올해는 5월 현재까지만 이미 177만 그루로 지난해 피해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전국 재선충병 발생 지역도 총 167개 시·군·구로 확대됐다.
◇ '소나무 에이즈' 위험성 심각…감염되면 1년 안에 말라 죽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에 기생하는 선충(1㎜)의 일종으로 나무 조직 내에 수분, 양분 이동통로를 파괴해 감염 1년 안에 소나무를 말려서 죽이는 해충이다.
가해 대상은 소나무·해송·잣나무·섬잣나무로, 현재까지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감염될 경우 100% 고사하게 된다.
건강한 소나무에 재선충을 옮기는 곤충인 매개충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두 종으로 알려졌다. 매개충은 봄에 집중적으로 우화(날개있는 성충이 되는 것)해 건강한 소나무를 찾아 이동한다.
가을철에 매개충이 약 100개의 알을 고사목에 산란하면 겨울과 초봄 사이 매개충이 월동할 때 침투해 기생한다. 봄부터 가을철까지 매개충이 우화해 건강한 소나무를 섭식하는 구조다.
소나무재선충은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부산에서 최초 발생했다.
이어 2007년 137만 그루, 2014년 218만 그루가 소나무재선충 피해를 본 '1·2차 대발생'이 있었다.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감소 추세였지만 2023년부터 다시 증가해 지난해 149만 그루 그리고 올해는 5월까지만 해도 벌서 177만 그루가 감염되면서 '3차 대발생기'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현상에는 이상기온에 따른 매개충 활동 증가 및 소나무류 자연 쇠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겨울∼봄 기간 강수량이 감소하고, 여름철 기온은 상승하면서 매개충 활동량이 증가했다.
또 피해목을 무단반출하는 등 인위적 확산이 이뤄졌고, 코로나19 창궐에 따른 사회적 관심 부족, 2023년 항공방제를 중단하는 등 전략적 방제의 미흡 등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의 유행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피해고사목은 나무가 말라죽는데 그치지 않고, 수분함량이 낮고 발열량이 높은 장작 역할을 하면서 산불 진화에 장애 요인이 되고, 토양 지지력을 감소시켜 집중호우 시 산사태 위험을 높인다.
또 집단고사목이 발생하면 다른 병해충을 유인하고, 숲의 기능과 생물다양성을 약화시켜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기도 한다.
◇ 미 농무부와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드론에 수리온 헬기까지 동원해 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립산림과학원은 미국 농무부(USDA)와 공동으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사용되는 화학적 살충제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방제 기술 개발에 나섰다.
곤충이 먹이를 찾지 못하게 하거나 번식 억제, 에너지 대사 차단, 이동·비행 능력 저하 등을 유도해 곤충의 생존율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곤충 GPCR은 곤충의 세포막에서 감각·행동·생리·발달을 조절하는 핵심 수용체로, 이를 표적으로 하면 해충의 생존·번식 기능을 교란해 방제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화학 살충제보다 정밀하게 방제할 수 있으며,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GPCR만을 표적으로 할 수 있어 다른 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생태계 교란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산림청은 국산 수리온 헬기까지 활용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수리온 헬기에 멀티스펙트럴 센서를 장착해 항공촬영을 진행한 뒤 인공지능(AI) 및 육안 판독을 병행해 감염 의심목 위치 좌표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신규 발생지 예찰은 감염목 반경 5㎞ 이내를 드론으로 조사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에는 드론에 더해 헬기 예찰과 AI 분석을 결합해 정밀 조사한다.
급격한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국가방제벨트를 구축하고 특별방제구역도 지정하는 등 글자 그대로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홍대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장은 "수리온 헬기를 비롯한 항공촬영 자원을 적극 활용해 재선충병 확산을 조기에 방어하겠다"며 "피해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해 연중 방제 등 지역의 피해 상황에 따른 맞춤형 방제를 하겠다"고 말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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