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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차례 수문장 교대 의식마저 폭염에 중단

[촬영 정지수]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날씨가 끔찍하게 덥긴 해요. 그래도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잖아요. 더워도 한복은 입어야겠어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5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만난 스페인 출신 엘레나(25)씨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진행됐던 수문장 교대 의식 행사를 이날부터 중단했다.
행사가 중단될 정도로 살인적인 더위도 한국에서 '이색 경험'을 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이날 경복궁에는 겹겹이 싸맨 긴 저고리와 치마, 바지를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관광객은 양산과 휴대용 선풍기를 챙겨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한국의 '극한 더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촬영 정지수]
케이팝을 좋아해 네덜란드에서 여행을 왔다는 레이나(21)씨는 "한국에 처음 와보는데 시기를 잘못 정한 것 같다. 물을 계속 마시고 있다"며 "네덜란드는 매일 비가 와서 이렇게 더운 적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도 레이나씨는 한복 차림으로 경복궁을 찾았다. 그는 "너무 덥지만 한복은 꼭 입어야 한다"며 "한국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전통적인 체험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청이(21)씨도 "정말 덥긴 한데, 한번 입는 거니까 참고 있다"며 친구들과 맞춰 입은 한복을 뽐내 보였다.
역시 한복차림으로 경복궁을 방문한 곤잘로(23)씨는 "여행을 오기 전에 미리 날씨를 찾아봤는데 걱정을 많이 했다"며 "스페인 북쪽에 살고 있는데, 한국이 훨씬 덥고 힘들다"고 말했다.

[촬영 정지수]
서울관광재단은 폭염 속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내 주요 관광정보센터·안내소 8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날 오후 광화문 관광안내소를 방문해보니 내부에 의자 등이 구비돼 있지 않아 오랫동안 이곳에 머무는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다.
경복궁에서 만난 외국인들 대부분도 더위를 피할 만한 장소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와 구로구 기온이 39.2도와 38.9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일대에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 속에서도 국내 여객과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국이 증가하며 지난 3일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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