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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폭염중대경보 발령…도로에 물뿌리고 20분 만에 약 20도 내려
도심 열섬현상 완화 효과…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하는 원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서울 시내에서 종로구 도로 물청소차 작업자가 아스팔트를 식히는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6.8.4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의 아스팔트 온도는 58도에 달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 저마다 한껏 찡그린 순간, 한 젊은 커플은 갑자기 찾아든 냉기에 "우와∼"라는 감탄을 터트렸다.
그들의 곁에는 보기에도 시원한 물을 내뿜는 12t(톤)짜리 물청소차(살수차)가 있었다.
살수차는 거대한 크기 탓에 직접 올라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양쪽 손잡이에 의존해 낑낑거리며 계단 4개를 오르니 광화문 광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인 백·룸미러 외에도 물이 잘 뿌려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거울도 눈에 띄었다.
운전석에는 복잡한 조작 기기들이 즐비했다. '단순히 물만 뿌리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깨끗이 사라졌다.
이날 낮 서울 종로구에는 12t 5대, 5t 3대 총 8대의 살수차가 도심을 누볐다.
김학주(45) 종로구 청소행정과 주임도 12t 살수차에 올랐다.
이날 오후 그의 첫 일과는 세종대로에서 시작해 종로구 곳곳의 열기를 식히는 일.
김 주임이 차에 올라 능숙하게 몇 가지를 조작하자 도로가 흠뻑 젖기 시작했다. 공룡 같은 덩치의 살수차가 선사하는 '폭염 속 단비'였다.

[촬영 윤민혁]
차량 밖에서는 선명히 들리는 물소리가 차량 내부에선 전혀 들리지 않았다.
거대한 크기에도 생각보다 흔들리지 않아서 평소 멀미가 심한 기자도 타는 내내 편안하게 김 주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올해 폭염 대응 살수 작업도 어느덧 한 달째. 그에게 여름은 치열한 계절이다.
김 주임은 "저희 과 사람들은 1년 중 이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해가 떠 있는 내내 이글이글 끓는 도로 탓에 계속해서 물을 뿌려야 한다.
12t의 물을 40여분간 모두 뿌리고 나면, 인근 소화전에서 20여분 간 물을 채우고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김 주임은 통상 하루에 12t씩 5차례 도로에 물을 뿌린다. 식사 시간도 불규칙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물이 튄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종종 있다.
그는 "흘겨보는 분들도 계시고, 차량 같은 경우는 창문 열고 막 뭐라고 하시기도 한다"며 "조심해서 뿌리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신호 걸리는 타이밍에 맞춰 제일 앞으로 나가 주변에 차가 한 대도 없게 만든 후 흥건하게 적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살수차가 지나가자 차들은 슬슬 자리를 비켰다. 뿜어져 나오는 물에 닿고 싶지 않은 듯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서울 시내에서 종로구 도로 물청소차 작업자가 아스팔트를 식히는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6.8.4 pdj6635@yna.co.kr
넓은 지역에 비해 부족한 차량 대수도 걱정이다.
그는 "8대만으로 종로구를 커버하기는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라며 "더 넓은 지역에 더 자주 뿌려드리고 싶은데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올해 민간 위탁 살수차 없이 8대를 운용 중이다.
한 종로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올해는 예산이 부족해 민간 살수차를 위탁계약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주임은 언제나 웃으며 일한다.
그는 "지나다가 보면 시민들이 박수쳐주기도 하고, 덕분에 시원하다고 말해주는 분도 계신다"면서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힘들어도 보람차다"며 웃었다.
이날도 거대한 살수차는 사람들 관심을 독차지했다.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 휴대전화를 들어 영상을 찍었고, 지나가던 행인들도 한 번씩 고개를 돌려 신기한 듯 바라봤다.
특히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에게 살수차를 신기해하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커다란 보람이다.
김 주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참 예쁘고 힘이 된다"며 "아이들에게 맞춰 일부러 천천히 갈 때도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촬영 윤민혁]
김 주임을 비롯한 살수차 운행 직원들이 매일 같이 도로에 물을 뿌리는 이유는 폭염 완화다.
도로 살수 작업은 도로 표면 온도를 낮추고 열기를 감소시켜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하는 원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낮 시간대 살수는 도로면 온도 6.4도, 주변인도 온도 1.5도가량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단기 처방이긴 하지만 살수차를 통한 열 식히기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살수차를 동원하는 한편 추후에는 도시 녹지공간 확보도 병행해 폭염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기자가 확인한 살수 효과는 더 극적이었다.
58도로 측정된 지점에 살수차가 지나간 지 약 20분 후 측정한 온도는 39.7도였다.
20도 가까이 낮아진 결과에 김 주임은 "나도 이렇게까지 효과가 있는 줄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촬영 윤민혁]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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