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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정부 신뢰 높을수록 복지증세 수용도 상승
네트워크의 규모보다 질적 신뢰와 관용이 핵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국가데이터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졸업 후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 비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앞 모습. 2026.7.23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초고령화와 소득 양극화로 미래 복지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청년세대의 복지 증세 수용도가 중장년 세대보다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런 태도는 단순한 이기주의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형성된 정부 불신과 자원 손실에 대한 불안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이나경 연구원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게재한 '청년세대가 인식하는 사회자본이 복지 증세 수용 태도에 미치는 영향: 정부 신뢰와 사회적 관용의 매개효과' 연구보고서를 통해 청년세대 1만3천18명과 중장년 세대 1만6천3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는 한국행정연구원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조사한 자료를 합산해 진행됐다.
분석 결과,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서 11점 만점 기준 청년세대의 평균은 6.32점으로 중장년 세대의 6.40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사회적 자본을 이루는 주요 요소에서도 세대 간 차이가 확인됐다. 타인을 향한 대인 신뢰와 남을 도우면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에 이득이 된다는 '일반화된 호혜성' 인식에서 청년세대는 중장년 세대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간관계망의 경우 가족이나 친척 등 가까운 사람들과 깊은 유대를 뜻하는 '결속형 네트워크'에서 청년세대는 중장년보다 낮았던 반면, 직장이나 외부 활동(SNS)을 통해 맺는 느슨한 '교량형 네트워크'는 중장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취업과 이직 과정에서 넓고 다양한 사회적 접점을 찾아야 하는 청년층의 생애 주기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는 청년세대의 사회적 자본이 복지 증세 수용 태도로 이어지는 세부 경로도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청년들이 타인을 신뢰하고 호혜적 규범을 강하게 가질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와 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용이 높아졌으며, 이를 거쳐 복지 증세에 동의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반면 단순히 하루 동안 접촉하는 사람의 수와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의 양적 규모는 복지 증세 태도나 정부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는 인간관계의 넓이보다 타인과 제도에 대한 질적 신뢰가 정책 수용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청년층이 복지 증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입시와 취업, 고용 불안 등 지속적인 경쟁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위험과 손실을 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상황에서 복지 증세는 미래의 안전망이라는 장점보다 당장의 소득 감소라는 확실한 손실로 인식되기 쉽다.
보고서는 청년들의 복지 증세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세율을 조정하거나 재정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책임 있게 재정을 운용하고 공정하게 복지 정책을 집행해 제도적 신뢰를 쌓는 한편, 사회적 관용을 높이는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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