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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값 하락·규제 정책 때문" 주장 배척…편취 고의 인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349명으로부터 약 670억원을 가로챈 사업가에게 2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3부(정혜원 최보원 황보승혁 부장판사)는 범죄단체조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사 대표 김모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팀장급 직원 2명에겐 각각 징역 7년 4개월, 징역 7년이 선고됐다. 1심은 이들에게 각 징역 10년을 선고했었다.
김씨 등은 2016년 3월∼2022년 1월 신축 빌라를 시세보다 싸게 사는 동시에 그보다 비싸게 전세계약을 맺어 전세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349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699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정상적인 임대사업을 했으나 부동산 시세 하락과 정부 정책 변경으로 사업이 실패했을 뿐, 세입자들을 기망하지 않았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나머지 피고인 2명도 김씨와 불법적인 목적을 공모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김씨 등이 택한 이른바 '동시진행 거래' 사업 구조에선 신규 임차인 유입이 단절되면 구조적으로 보증금 반환 불능 사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씨 측은 전세 계약을 맺을 때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한 사업가라서 보증금을 반환받는 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해 임차인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실제 김씨는 세입자에게 "후속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세입자가 돈을 더 내고 (집을) 매수하라", "경매를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아라"라며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다.
1심은 이를 토대로 김씨에게 보증금을 편취할 고의가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A사가 사기 범죄를 목적으로 설립돼 범죄를 반복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에 해당한다며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도 유죄로 봤다.
김씨는 2심에서도 "사후적 사정변경에 의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졌을 뿐"이라며 무죄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동시진행 거래 구조의 본질상 신규 임차인 유입이 단절되면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점은 사업 설계 단계에서 이미 내재한 위험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규제 강화나 부동산 시장 변동은 예견 가능한 위험 범위 내에 있다"고 짚었다.
2심은 범행 동기와 규모 등을 고려해 김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다만 나머지 피고인 2명은 2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낮췄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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