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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맡게 된 손녀…양육비 선지급으로 "마음의 안정"

입력 2026-07-21 1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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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 1년…미성년 자녀 1만1천631명에 188억원 지급


회수율은 아직 10% 미만…"옷 한 벌 사주면 끝" 아쉬움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2021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던 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손녀(당시 9세)를 맡아 키우던 70대 여성 A씨는 고심이 깊었다.


이혼한 딸이 전 사위로부터 한 달에 50만원씩 양육비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좀처럼 돈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밀린 양육비는 3천500만원을 헤아렸다.


그렇게 연락 한번 없던 전 사위를 잊으려던 A씨는 TV 채널을 돌리다가 양육비 선지급제를 알게 됐고, 그길로 동사무소에 찾아가 문의한 끝에 정부로부터 매달 양육비 2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에서 집행권원을 인정받아야 양육비 선지급제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실제로 양육비를 지급받는 데까지 3개월여가 걸렸고, 손녀를 학원 한 곳 보내기에도 부족한 돈이지만 A씨는 고마운 마음이다.


A씨는 "손녀가 18살이 될 때까지는 (선지급금을) 받을 수 있으니깐 마음이 안정된다"며 "할머니 손에 길러지는 손녀에게 상처를 안 주려는 마음이 컸는데 이거라도 있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21일 성평등가족부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A씨처럼 양육비 선지급제를 이용한 가구는 지난달 말 기준 7천372가구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미성년 자녀 1만1천631명에게 양육비 188억원이 지원됐다.


최근 시행 1년을 맞은 양육비 선지급제는 헤어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가족에게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월 최대 20만원 지급하고 추후 양육비 채무가 있는 비양육자로부터 선지급금을 회수하는 제도다.


회수 절차는 6개월 단위로 실시되며 국세 체납자에 대한 강제징수의 예를 따른다.


관리원은 지난해 하반기 선지급된 77억3천만원에 대한 징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7억3천만원(9.4%)이 회수됐다.


선지급제를 먼저 도입한 독일이 20% 정도의 회수율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지만 납부 고지, 독촉장 발송, 공시송달, 압류까지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점차 회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리원은 설명했다.


관리원 관계자는 "올해 채무자 동의 없이도 소득과 재산을 조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다만 선지급 대상 가구 대부분이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양육비 채무자 측도 경제 여건이 열악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관리원에서 만난 제도 이용자들은 선지급금으로 숨통을 틀 수 있게 됐지만 아이를 키우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리원으로부터 법률지원을 받으면서 헤어진 배우자와 말다툼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들에게는 양육비를 내지 않았더라도 정부에 진 빚은 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40대 여성 B씨는 "선지급 금액이 솔직히 많지는 않지만, 금액을 떠나서 저에게는 빚을 안 갚더라도 나라에는 갚지 않겠느냐"며 "나라가 빚을 지워준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40대 여성 C씨는 "계절마다 옷 한 벌 사주면 끝이지만 그거라도 어디냐 하고 사는 것"이라며 "초중고등학교에 따라 학원비도 다르니 선지급 금액이 달라지면 좋겠다"고 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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