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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혐의를 받는다 vs. 혐의가 있다

입력 2026-07-06 05: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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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b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다.' 고작 '준'을 사이에 두고 을, 를을 놓았다. 그게 싫었다. 목적어 챙기는 조사를 바투 되풀이하는 게 꺼려진 것이다. 그래서 '받는다'를 '있다'로 바꾸었다. 'a는 b에게 뇌물을 준 혐의가 있다.' 이렇게 호환해도 괜찮은 걸까, 두 문장은 뜻이 같다고 보아도 정말 안전한가?



안 괜찮다. 안전하지도 않다. 다른 둘이다. 같지 않은 것을 같은 양 바꿔 쓰는 것은 오류다. 수사 주체가 혐의가 있다고 보니까 a는 혐의를 받는 것이다. 혐의를 받는다고 쓴다. 거리를 둔 채 수사 주체의 판단을 옮기는 것이다. '혐의가 있다'는 '혐의를 받는다'보다 뇌물 수수를 단정하는 느낌이 강하다. 수사 주체가 아니라 말 옮기는 이가 직접 하는 판단 같은 착오도 일으킨다.




'혐의'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매일같이 언론 보도에 쓰이는 낱말, 혐의(嫌疑)는 법률용어다. '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봄. 또는 그 가능성'이다. 수사를 개시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범죄 혐의, 혐의를 받다, 혐의를 두다, 혐의를 씌우다, 혐의가 있다, 혐의가 짙다 등으로 쓰인다. 예민하게 써야 한다. 대개는 혐의가 짙어야 '혐의가 있다'라는 표현을 부담 덜고 쓸 수 있다. 그러니까 '혐의가 있다'를 쓸 정도라면 그 자리에 '혐의가 짙다'를 놓아도 이상하지 않아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한눈에 알아보는 신문 언어 바로 쓰기』, 2010


2.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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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6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