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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창] "엄마 못만나도 평안 얻어…한국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워"

입력 2026-07-04 1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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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인연대 초청으로 40년만에 모국 밟은 美 입양인 매캐덤스


"이곳이 내 이야기가 시작된 곳"…태어난 산부인과 앞서 만감 교차

기적처럼 찾아온 5명의 자녀가 큰 힘…"온 가족 데리고 다시 한국 올 것"




생애 첫 모국 밟은 美 입양인 매캐덤스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해외입양인연대 초청으로 모국을 방문해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멜리아 매캐덤스(40) 씨. 2026. 7. 2.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해마다 생일이면 슬픔을 삼켜야 했어요. 비록 친가족을 찾지는 못하더라도, 이제는 그 상실감을 마주할 평안을 얻었습니다."


생후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돼 40년만에 생애 처음으로 모국을 찾은 멜리아 매캐덤스(40·한국명 김주윤) 씨는 지난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86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같은 해 4월 미국으로 입양돼 인디애나주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은 늘 그의 삶을 따라다녔다.


남편과 4남 1녀를 키우며 간호사로 일하는 그는 "어릴 때는 어머니에게 버려졌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생일이 되면 늘 '생모도 오늘 내 생각을 할까', '슬퍼하고 계시진 않을까'를 떠올렸다. 그저 어디선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도할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성인이 된 뒤 3년간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자신의 상실감과 정체성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삶에 감사하면서도 가족을 잃었다는 슬픔은 여전히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입양 당시 매캐덤스

[본인 제공]


친가족을 찾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입양기관 홀트(Holt)를 통해 친가족 찾기를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그는 "그때는 정말 절망했다. 당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계속 실패하던 시기이기도 했다"며 "평생 나와 피가 이어진 가족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한 채 살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완전히 무너졌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힘겨운 시간을 견디게 해준 것은 꾸준한 심리치료와 이후 찾아온 다섯 자녀였다. 매캐덤스 씨는 "기적처럼 아이들이 찾아왔다"며 "내 피를 이어받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키우면서 가족에 대한 갈망과 애정의 결핍도 많이 치유됐다"고 말했다.


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최근에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인 '23앤미(23andMe)'를 통해 두 명의 사촌을 찾는 뜻밖의 결실을 보기도 했다.




기적처럼 찾아 온 5명의 자녀와 매캐덤스 씨 남편

[본인 제공]


이어 한국 입양인들을 위한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해외입양인연대'의 입양인 지원 프로그램인 '솟대(Sotdae)'를 알게 되면서 마침내 모국 방문을 결심했다.


그는 "한국행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로또에 당첨된 것 같았다"면서도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었기에 너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자녀들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걱정도 컸다"고 토로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순간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마침내 집에 돌아온 것 같은 안도감이 들면서도 동시에 깊은 슬픔이 밀려왔다"고 했다.


거리의 사람들과 같은 외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졌고, 어딘가 다르다는 이질감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그에게 가장 유의미한 순간은 입양 기록을 확인하고, 자신이 태어난 산부인과 병원을 직접 찾은 일이었다.


매캐덤스 씨는 "병원 건물을 바라보는데 '바로 저곳이 내 이야기가 시작된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그곳에 있었을 친어머니를 떠올리자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애통함이 밀려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복궁서 한복 입고 포즈 취한 매캐덤스(왼쪽)

1986년 미국 입양 당시 같은 비행기를 타고 건너간 동갑내기 친구 애니 넬슨 씨와 함께 경복궁을 찾아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본인 제공]


다행히 입양 기록을 확인하면서 평생 품어왔던 의문 하나도 풀었다. 자신이 알고 살아온 생일이 실제 출생일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내 삶의 진실 하나를 되찾은 것 같아 큰 안도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 기록을 눈으로 확인한 이번 방문은 과거 한 차례 실패를 딛고 이뤄진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며 "친어머니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의연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됐고,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여정에는 특별한 동행도 있었다. 미국 입양 당시 같은 비행기를 타고 건너가 같은 지역에서 함께 성장한 동갑내기 친구 애니 넬슨(Annie Nelson) 씨가 모든 일정을 함께하며 힘이 돼줬다.


매캐덤스 씨는 한국행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도전해 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응원해 준 남편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입양인의 고향 파주 '엄마품동산' 찾은 매캐덤스(오른쪽) 와 애니 넬슨

[본인 제공]


그는 "이번 방문을 지원해 준 해외입양인연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입양인이 자신의 뿌리와 연결될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온 가족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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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4 1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