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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백모씨 참사 이후 PTSD 겪으며 우울증 악화…올해 4월 숨져
위원회 직권으로 조사…"참사 이후 죽음과 참사 관련성 판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30일 오전 제61차 위원회에서 참사 구조 트라우마를 겪다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인 백모씨를 '희생자'로 인정했다.
이는 특조위 출범 이후 진상조사 활동에 근거해 내린 첫 번째 진상규명 결정이다.
특조위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진상 규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조위 근거가 되는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은 참사 당시 현장에서 희생당하거나 1∼2주 내로 사망한 희생자에 대해서만 만들어져, 이후 참사와 관련성 있는 죽음을 법에 따른 희생자로 판단하는 주체에 대한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다.
이에 특조위는 참사 이후 발생한 죽음에 대해 참사 관련성을 판단하는 것도 광의의 '진상 규명 조사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위원회 직권으로 지난 5월 백씨 관련 조사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지난 4월 19일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두절돼 열흘 뒤 포천 왕방산 일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특조위는 현재 사망자 유가족 등 피해자가 신청한 166건의 사건과 위원회 직권 사건 157건을 합해 총 323건의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159명의 희생자 신청 사건보다 상인 백씨 사건에 대한 의결이 더 빨랐던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 사망자의 경우 관계기관 대응 적정성·응급조치·구조활동 과정 등을 복합적으로 조사해야 하는 반면 이번 경우 사망과 참사와의 연관성 정도를 분석하는 게 핵심"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정지수]
위원회 조사 결과 백씨는 참사 이전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상가를 운영하며 분점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지인이 운영하는 주점의 운영 매니저로 근무하다, 참사 당시 오후 11시께 가게 근처에서 많은 사람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의식 없는 사람을 이송하고 눕힐 공간을 확보하는 등 긴급 구조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에 따르면 참사 이전 백씨는 외향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참사 이후 가족과 대화가 단절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전문가 분석 결과 백씨는 참사 후 구조와 사망자 이송 과정에서 외상을 경험한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후군을 겪으며 우울증이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게 경영난으로 사람들과 관계까지 소원해지며 부채 의식과 무기력감이 겹치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특조위는 백씨 사망 이전 고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전문 인력의 직접 방문 등 적극적 지원 대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특조위는 백씨의 참사 전후 행적과 전문과 소견을 종합해 그가 정신적 피해로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진상규명 결정을 내리고,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개선책을 권고했다.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참사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과 피해자 권리 보장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의미가 있다"며 "유사한 피해를 겪는 분들이 제도의 문턱 앞에서 다시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 지원 제도의 미비점을 살피고 개선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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