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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관매직' 판결문에 적시…일부 청탁은 실현 과정에 개입
목걸이 받고 "도와드릴 것 없나"…접견 청탁에 "긍정 검토"

(서울=연합뉴스) 각종 고가 귀금속과 함께 인사·이권 청탁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6.2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김빛나 이승연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이른바 '매관매직' 행위를 하며 상대방의 청탁 내용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너머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청탁은 실현 과정에 직접 개입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판결문에 이런 내용을 적시했다.
판결문에는 김 여사가 각종 고가 금품을 단순한 선물이 아닌 구체적 청탁의 대가로 인식해 받은 정황이 곳곳에 담겼다.
우선 김 여사는 2022년 3∼4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5천560만원 상당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2천610만원 상당 티파니앤코 브로치를 받은 후 이 회장에게 먼저 "회사에 도와드릴 것은 없느냐"고 물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단순한 사교적 대화의 범위를 넘어 공여자가 기대하는 원조의 내용을 확인하려는 취지로 보인다"며 "통상적인 축하 선물을 받는 자리에서 수령자가 먼저 공여자에게 직무 관련 도움의 필요성을 묻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인사를 청탁하자 김 여사가 적극적인 관심을 표한 정황도 판결문에 적혔다.
2022년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하던 박 변호사의 업무가 종료되자 김 여사는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바쁘실 텐데 고생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같은 달 박 변호사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내정돼 6월 공식 임명됐다.
재판부는 "인사 청탁이 이뤄진 시점, 피고인(김 여사)의 격려 전화, 인사 검토 절차 및 최종 임명 결과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청탁을 단순히 전달받거나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실현 과정에 일정 부분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각종 고가 귀금속과 함께 인사·이권 청탁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6.2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김 여사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금거북이와 함께 임명 청탁을 받고선 그 자리에서 수용한 정황도 판결문에 나온다 .
재판부는 "이배용은 2022년 4월 26일 티타임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금거북이를 교부했고 교육계에 공언하고 싶다며 국가교육위원장 이야기를 했다"며 "피고인은 '알겠다'라는 취지로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동석했던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정모씨도 수사기관에서 "이배용이 대한민국 교육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취지로 얘기했고 피고인이 긍정의 표시로 알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위원장 임명에 관한 의사가 구체적으로 표명된 자리에서 금거북이가 교부된 점 등을 종합하면 금거북이는 대통령 인사권 행사에 관한 알선을 명목으로 제공됐고 피고인도 그 취지와 대가관계를 인식하면서 받았다"고 판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 yatoya@yna.co.kr
김 여사가 로봇개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이권 청탁과 함께 바쉐론콘스탄틴 시계를 받은 후에 크게 만족해했다는 정황도 판결문에 담겼다.
서씨는 시계를 전달한 당일 바쉐론콘스탄틴 한국지사장에게 "대만족 실물이 더 이쁘다고"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지사장은 "아 너무 잘됐네요. 역시 회장님이 딱 맞게 골라주셨어요"라고 답했다.
2022년 11월 대통령경호처에서 서씨 회사와 계약을 맺어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관한 보도가 나오자 김 여사는 서씨에게 직접 전화해 "다른 것은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으니 이건 그만해라", "언제고 서씨는 기억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선물 받은 후 그를 정치적으로 지원한 정황도 판결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재판부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A씨가 "한동훈(당시 비대위원장)이 '나는 지금 용산에서 공천해달라고 하는 사람을 막고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막는 게 전부다'라는 말을 했고, 그 무렵에 김상민 검사를 막았다는 말도 했다"고 진술한 점을 언급했다.
김 여사가 특정인을 배후에서 밀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다른 정치인 진술도 판결문에 기재됐다.
재판부는 "이처럼 당 지도부나 정가에서 피고인과 김상민이 관련된 공천 이야기들이 일관되게 나오던 상황이었다"며 "이는 선거 국면이 본격화한 후 피고인이 실제로 김상민을 지원하기 위해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이라고 짚었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5.8 dwise@yna.co.kr
김 여사는 최재영 목사로부터 금품을 받을 때도 그의 청탁을 들어주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목사는 2022년 6월 20일 김 여사에게 샤넬 향수 및 화장품 세트를 전달하며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및 민간외교사절단 접견을 청탁했다.
김 여사는 그에 앞서 최 목사와 날짜를 조율하며 "만남은 보안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고, 만남 이후 최 목사가 재차 민간외교사절단 접견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내자 "네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최 목사가 같은 해 7월 23일 특강 자리를 마련해달라며 또다시 책과 고가 양주를 전달했을 때도 김 여사는 "너무 잘 받았다"며 "시간 내 강의 만들어보겠습니다"고 화답했다.
재판부는 이런 김 여사의 발언을 열거하며 "최 목사가 건넨 구체적인 청탁에 대해 단순히 수동적으로 청취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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