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유 몰라 더 두렵지 않게…기후변화 점자책 낸 기상청 청주지청

입력 2026-06-28 06:07:02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기후변화 다룬 점자책 드물어…기상청이 발간한 책도 11년 전이 '최신'


그래프 없애고 쉽게 설명…"사회적 약자들이 일상 지킬 수 있게"





기상청 청주지방지청이 올해 발간한 '점자로 읽는 기후이야기'. [청주지방지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변화만큼 사람을 두렵게 하는 것이 드물다.


변화보다 두려운 것이 있다면 '이유도 모른 채 부지불식간에 겪는 변화'일 것이다.


인류가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변화인 기후변화를 실증하고 추이를 예측하는 자료는 차고 넘친다고 할 정도로 많다. 때론 기후변화 이야기에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변화에 대해 제대로 설명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28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기후변화'를 검색어로 소장자료를 찾아보니 전자점자도서(단말기를 통해 손으로 읽을 수 있는 전자파일 형태 점자도서)는 4종, 오디오북은 5종이었다. 한국점자도서관에서는 기후변화로 검색했을 때 5종의 책이 확인됐다.


최근 전자책이 보급돼 '들을 수 있는 책'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시각장애인들이 기후변화 원인과 전망을 과학에 근거해 설명해주는 책을 접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기상청 청주기상지청이 나섰다.


청주기상지청은 올해 '점자로 보는 기후이야기'라는 점자도서를 만들어 배포했다.


청주기상지청 나은미 계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과거 기상청에서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점자책을 만든 바 있으나 이 책이 발간된 지 11년이나 지난 터라 최신 정보를 반영한 새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점자책은 극히 드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청 근처 점자 도서관(무지개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점자책으로 나온 과학 도서 자체가 별로 없다고 한다"며 "기후변화에 누구보다 취약한 장애인들이 기후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했다.


청주기상지청은 관내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을 위한 '맞춤 날씨 서비스'도 하고 있다.


날씨에 더 민감한 장애학생을 위해 등하교 시간 날씨, 미세먼지·꽃가루 정보를 제공한다.


장애인들이 기상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는 정책 기조도 이번 책 발간으로 이어졌다.


점자로 보는 기후이야기를 제작할 때 가장 큰 난관은 도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보통 기후변화를 다룬 책들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나 온난화 추이를 '우상향하는 선 그래프' 하나로 보이곤 한다. 점자로 보는 기후이야기는 이런 내용을 모두 '줄글'로 풀어냈고 이에 약 50쪽의 본문에 그래프는 하나도 담기지 않았다.


점자로 보는 기후이야기는 기후변화라는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비유와 쉬운 표현으로 설명한 책이기도 하다.


예컨대 기후와 날씨에 대해 "날씨가 그날그날의 짧은 표정이라면 기후는 그 사람이 평생을 두고 보여주는 성격과 같다"면서 "날씨는 오늘 우리가 입을 옷을 결정하게 만들지만, 기후는 우리가 평생 어떤 집에서 어떤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거대한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점자로 보는 기후이야기는 청주맹학교와 충주성모학교 등 특수학교, 충북시각장애인연합회와 충북 시·군 장애인복지관에 배포됐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점자도서관, 충청북도 교육도서관, 무지개도서관, 청주시립도서관, 충주시립도서관 등 점자책이 배치된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청주기상지청은 "시각장애인분들이 점자로 보는 기후이야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나갈 것"이라면서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사회적 약자들이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ylee24@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6-28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