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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풍경] 한용운 시집 '님의 침묵' 100주년

입력 2026-06-2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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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선 선임기자 = 만해 한용운(1879∼1944)은 설악산 백담사의 암자 오세암에서 집필한 시ㅇ를 1925년 탈고하고 이듬해 5월 20일 회동서관에서 시집으로 펴냈다. 이렇게 나온 시집 '님의 침묵'에는 88편의 시가 수록됐다. "님은 갔습니다"로 시작하는 표제시는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작이 됐다.




한용운 '님의 침묵' 초판본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024년 3월 서울 성북근현대문학관의 개관특별전시 '긔른 것은 다 님이다'에서 최초 공개된 '님의 침묵' 초판본(1926, 회동서관) ryousanta@yna.co.kr



승려, 시인, 독립운동가였던 한용운은 광복을 1년여 앞둔 1944년 6월 29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자택 심우장(尋牛莊)에서 입적했다. 그의 82주기를 맞아 오는 29일 이곳에서 추모 다례재가 봉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시집 '님의 침묵'이 출간된 지 100주년을 맞은 해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심우장 [촬영 김정선]


심우장은 1933년부터 한용운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했던 곳이다. '심우'는 불교 수행에서 본성을 깨닫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심우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성북동에 집을 남향으로 짓게 되면 조선총독부를 바라보게 돼 일부러 북향으로 지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서울시 기념물이었던 심우장은 2019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됐다.





심우장 내부 전시물 [촬영 김정선]


한용운이 다양한 활동을 펼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13년 불교 쇄신을 주장한 조선불교유신론을 펴냈다. 1919년 3·1운동 때는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으로 참여했으며, 1927년에는 신간회 발기인으로 함께했다. 많은 이들에게 저항문학의 시인으로 익숙하지만, '흑풍' 등의 소설도 신문에 연재했다. 1937년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돼 옥사한 일송 김동삼의 장례를 심우장에서 치렀다.





심우장 내부 [촬영 김정선]


올해는 시집 '님의 침묵' 출간 10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와 공연 등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한용운의 시가 지닌 심상을 다른 문학 장르로 변주한 창작 작업도 접할 수 있다. 계간 문학교양지 '대산문화'는 통권 100호인 이번 여름호에 기획특집 '시, 소설로 담다'를 실었다. 권지예, 김병운, 이종산, 전여울, 정선임 등 현대를 사는 작가 5명이 각자의 시선으로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 '당신의 마음', '비', '비밀', '수(繡)의 비밀'을 소설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한용운의 시와 현대 작가들의 소설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한 구성이 흥미롭다.


최근 심우장을 방문했을 때 일행으로 온 관람객이 한용운의 삶과 시 '님의 침묵'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문학은 종종 과거와 현대를 잇는 통로이자 매개체가 돼 준다. 작가의 삶과 시대적 배경을 돌아보고 작품이 품은 상징과 다양한 해석 등을 새롭게 살펴보기도 한다. 시집 출간 100주년에 이러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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