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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종결 뒤 작성해 제출…"구두변론주의 원칙상 바람직하지는 않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검사가 양형 의견을 법정에서 진술하지 않고 변론 종결 후 서면으로 제출했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등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지 않았다면 위법으로 볼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이모씨의 사기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해 징역 2년을 확정했다.
이씨는 경기 일대에 토지 분양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를 속여 2억2천여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선 검사가 공판기일에 법정에서 구형하는 대신 변론 종결 뒤 서면으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는 양형 의견을 제출해 상고심 쟁점이 됐다.
당시 검사는 3회 공판기일에 서면으로 최종의견을 제출하겠다고 진술하고 일주일 뒤 구형 의견서를 2심 법원에 제출했다.
2심 법원은 판사의 경질을 이유로 변론을 재개해 4회 공판기일에 공판절차를 갱신했고 검사로부터 '종전 변론을 원용하겠다'는 진술을 듣고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후진술 기회를 부여한 뒤 변론을 종결했다.
이후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열어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이씨 측은 서면 구형이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 실현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판결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구두변론을 거쳐서 해야 한다'(37조 1항), '공판정에서의 변론은 구두로 해야 한다'(275조의3)고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우선 "검사의 양형 의견은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에 따라 원칙적으로 공판정에서 구두로 진술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검사가 공판기일에 양형 의견을 진술하지 않다가 변론 종결 뒤 서면으로 밝히는 이른바 '서면 구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서면 구형으로 피고인의 최후진술 절차에 관한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서면 구형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사의 구형은 양형에 관한 의견 진술에 불과해 법원이 그 의견에 구속되지 않고, 판결 내용 자체가 아닌 소송 절차가 법령에 위반된 경우에는 방어권 등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닌 이상 위법이라 할 수 없다는 법리를 따랐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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