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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증가율, 초여름에 두드러져…규모는 7월 하순∼8월초 최다
더위에 익숙해지는 '열순응 조치' 필요…폭염 절정 전부터 물·그늘·휴식 챙겨야

폭염이 이어진 2025년 7월 31일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개선사업 공사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넥쿨러, 냉풍자켓 등 온열질환 예방용품을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중 8월의 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만큼, 온열질환자 또한 8월에 대폭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6월말∼7월 초에도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는 신체가 더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히 무더운 날 작업을 할 때는 작업량과 노출 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열순응 조치'가 필요하다.
더위가 절정에 이르기 전 온열질환 발생 현황과 피해 예방을 위한 수칙 등을 살펴봤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던 2025년 7월 25일 대구 중구 한 고층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임시 그늘막에서 햇볕을 피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온열질환, 6월 말∼7월 초도 위험…지난해 최다 환자 발생일은 7월 8일
온열질환은 폭염이나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때 체온 조절 기능이 한계에 이르면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가벼운 어지럼증이나 두통, 근육 경련, 피로감으로 시작하더라도 계속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온열질환 사망자의 추정 사인은 대부분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의식 저하, 혼돈, 발작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또 환자의 피부가 뜨겁고, 건조하게 보일 수도 있다.

6월 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주최로 학교의 폭염노동 실태 고발 및 2026년 폭염감시단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질병관리청의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의 발생주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2021~2025년)간 6월 말에서 7월 초로 넘어가는 시점에 온열질환자가 대폭 증가했다.
5년간 해당 구간의 환자를 합산하면 6월말 주 374명에서 7월초 주 963명으로 589명 증가했다. 평균 증가율은 157.5%로, 환자 수가 2.6배로 늘어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7월 말에서 8월 초로 넘어갈 때는 온열질환자가 2천262명에서 2천43명으로 9.7% 줄었고, 8월 초에서 8월 중순으로 넘어갈 때도 1천630명에서 1천243명으로 23.7% 감소했다.
절대적인 환자 수는 7월 하순∼8월초가 크지만 증가세는 여름 초입이 더 두드러진 셈이다.
이 통계는 각 연도 연보상 6월 말에서 7월 초, 7월 말에서 8월 초, 8월 초에서 8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발생주를 기준으로 한다.
[표] 6월말 대비 7월초 온열질환자 수 증가율
특히 무더웠던 지난해는 일찍부터 온열질환자가 급증했다.
온열질환자 수는 6월 22∼28일 120명에서 6월 29일∼7월 5일에는 450명으로 275.0% 뛰었다. 이어 7월 8일에 그해 가장 많은 25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8일까지 환자는 1천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이래 가장 빠른 증가세다.
사망자 또한 7월 초까지 적지 않은 수가 발생했다.
각 연도 7월 초 주차까지 발생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15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사망자 124명의 12.1%였다.
2025년은 7월 5일까지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체 사망자의 20.7%가 7월 초 이전에 발생한 것이다.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이미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일일 신고 현황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누적 환자는 349명(잠정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명)보다 31.7% 많았다.
이처럼 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가 아닌데도 온열질환 위험이 큰 것은 갑자기 더워지면서 몸이 고온 환경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야외 활동이나 작업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은 고온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더위에 적응하려면 보통 7∼14일에 걸쳐 노출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안내한다.
고용노동부도 '사업장 온열질환 예방대책 수립 프로세스 예시'에 열순응 조치를 언급하며 열에 대해 점진적으로 적응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6월 1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택시 승강장에 폭염 대비 안개형 냉각수(쿨링포그)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환자 규모는 7월 하순∼8월 초 집중…고령층·작업장 피해도 커
온열질환자 증가율은 6월말, 7월초가 가장 높지만, 절대적인 환자 수는 대체로 7월 하순∼8월 초에 가장 많다.
2021∼2025년 중 2022년을 제외한 4개 연도에서 환자 최다 발생 2주 구간은 7월 하순∼8월 초에 걸쳐 있다.
이들 4개 연도의 최다 발생 2주 구간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4천495명으로, 전체 집계 기간의 36.4%를 차지했다.
사망자는 55명으로, 전체 사망자 115명의 47.8%였다.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온열질환 신고 규모는 감시체계 도입 초기보다 늘어났다.
감시체계 운영 첫해인 2011년에는 7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443명의 온열질환자가, 2025년에는 5월 15일부터 9월 25일까지 4천460명이 신고됐다. 단순 비교하면 2011년의 약 10.1배다. 다만 감시체계 운영 기간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6명에서 29명으로, 약 4.8배 늘었다.
역대 가장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많았던 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이다. 당시 4천5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8명이 사망했다.

[질병관리청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폭염(일 최고기온 33.0도 이상인 날) 일수가 많은 해에는 온열질환자도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된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8년 폭염 일수는 역대 최다인 31일이었다.
반면 폭염일수가 7.7일에 그쳤던 2020년에는 온열질환자 수가 1천78명으로, 2018년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2011~2025년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된 사망자는 총 267명 중 65.2%인 174명이 60세 이상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62.9%(168명)였다. 발생 장소는 논밭 30.3%(81명), 길가 14.6%(39명), 집 14.2%(38명) 순이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통계에 따르면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대부분 실외지만 실내도 20.8%(925명)를 차지했다.
실외 중에서는 실외 작업장 1천431명(32.1%), 논밭 542명(12.2%), 길가 522명(11.7%) 순이었다.

[질병관리청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 온열질환, 실외 아닌 실내 발생도 21%…무더위 작업시 열순응 조치해야
더위 속에서 일을 하는 경우엔 폭염안전 5대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
5대 수칙은 ▲ 물 제공 ▲ 선풍기·그늘막 설치 및 작업 시간대 조정 ▲ 휴게시설 설치 및 휴식 제공 ▲ 개인 보냉장구 지급 ▲ 119 신고 등이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는 열순응 조치가 필수적이다.
노동부의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2025년 7월)을 보면 최근 7년(2018~2024년)간 온열질환 산재 사망자 31명 중 25명(80.6%)은 작업 투입 후 7일 이내 발생했다. 특히 투입 첫날 사망한 경우가 13명(41.9%)으로 나타나 열순응 여부가 온열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9월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한 밭에서 농민이 은박발포지를 둘러메고 제초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노동부는 신규 직원은 첫날 20%부터 20%씩, 복귀 직원(이전에 열순응됐으나 연속 7일 이상 작업하지 않은 근로자)은 첫날 50%부터 10%씩 단계적으로 작업량을 늘려가라고 권고했다.
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단계별로 옥외작업 단축 및 중지를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며 "폭염 취약사업장 1천곳을 불시에 감독해 5대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하고,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현장에 출동해 기본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 후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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