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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에 "감사 위법" 권한쟁의 청구…인용 후 자체 조사 없이 감사 결과로 징계
행정법원, 헌재 판결 따라 감사원 직무감찰권 불인정…선관위 항소로 2심 계류

(과천=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2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2026.6.22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감사원 감사로 채용 비리가 드러나 견책처분을 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 대한 징계를 법원이 취소했다.
선관위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감사원 감사에 대한 권한쟁의를 청구해 인용됐는데도 이후 자체 조사 없이 감사원 조사 결과에만 의존해 징계를 내린 점이 위법 판단의 근거가 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선관위 직원 A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22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감사원은 선관위의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언론 보도 등으로 문제가 되자, 2023년 9월 선관위에 조사개시를 통보하고 감사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2월 25일 최종 감사 결과 A씨가 2021년 경력경쟁채용 과정에서 응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응시자 2명을 채용공고와 다른 규정을 적용해 위법하게 임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선관위에 A씨에 대한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선관위는 같은 해 3월 A씨의 징계를 의결한 뒤 4월 견책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2021년 10월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 징계시효 3년이 지난 2025년 3월 징계를 의결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징계시효는 성폭력범죄 등이 아닌 기타 징계 사유의 경우 3년이다. 다만 감사원이 조사개시 통보가 있을 경우 시효가 정지된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선 감사원의 감사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조사개시 통보를 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관위가 헌재에 감사원의 감사를 문제 삼아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헌재가 감사원 최종 발표 이틀 뒤인 지난해 2월 27일 이를 인용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헌재는 "선관위는 행정부 등 외부기관의 부당한 간섭 없이 선거사무 등 인사 등에 대한 각종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권한이 있다"며 "감사원은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권이 부여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헌재는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감사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당한 권한에 기초한 감사로 볼 수 없어 조사개시 통보는 징계 절차의 진행을 금지하는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A씨에 대한 징계시효 3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관위는 본래 특혜 채용의혹 등 비리의혹에 관해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감사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별도의 감사나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A씨에 대해서도 2025년 2월 25일 감사원에 의한 최종 감사결과 발표 및 징계요구 시점까지 아무런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헌재 결정 전까지 해당 감사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해당하는지 불확실했다는 점을 들어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는 선관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조사개시 통보는 선관위 자체 징계를 금지하는 효력이 없어 법률상 장애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2023년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조사개시 통보에도 불구하고 A씨에 대한 자체 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공무원의 직무와 신분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규정된 징계시효(3년)를 배제할 만큼 정당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 접수됐다.
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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