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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특집] "국회의원 뿐 아니라 보좌관한테 승진로비 하기도"

입력 2026-06-22 0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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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업무 성과 보다는 줄 대서 승진하는 사람도 있어"


"사회적 약자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기도"…[삶] 인터뷰이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신현우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분야에는 공직자들이 있다.


하위직에서 고위직까지 직급은 다양하다.


그런데 적지 않은 공직자가 법률과 규정, 원칙을 지키기보다는 조직 논리에 빠지거나 눈치 보기에 바쁘다.


권력자한테 줄을 대서 승진하는 일도 있다


일부 공직자들은 특히 고아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다.


이런 현상이 심하면 나라가 온전할 수 없다.


[삶] 인터뷰이들은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일들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내용은 연합뉴스가 2022년 9월 시작한 [삶] 인터뷰의 송고 내용 가운데 공직자에 대해 언급된 내용만 별도로 발췌해 묶은 것이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여준

[촬영 이건희]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2023년 4월 10일 송고)


-- 과거 한국의 관료 사회는 어떠했나.


▲ 국정은 관료들의 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관료 사회를 효율적으로 지휘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게 없다. 산업화 시기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수직적으로 관료 사회를 통제했다.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위해 관료들에게 함께 나서자고 했고, 이것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 결과, 관료들이 불평 한마디 없이 밤낮으로 일했다.


-- 지금 관료들은 열심히 일하나.


▲ 산업화 시기를 지나 민주화 시기가 왔으면 거기에 맞는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 시절부터 관료들이 급속히 정치화됐다. 김 대통령이 오랫동안 보스 생활을 했기에 주변 참모나 가신들이 많았고, 이들이 청와대에 들어와 관료 사회를 지휘했다. 이러다 보니 관료 사회의 고위 공무원들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정치화됐다.


-- 관료들이 정치화됐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충실히 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줄을 대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됐다는 의미다. 내가 공직 생활을 하면서 업무 능력은 없는데도 연줄을 댄 사람이 승진하는 공무원들을 직접 봤다. 공직기강이 무너진 것이다.




2002년 원자력연구소장 당시 장인순 박사

[연합뉴스 사진]


◇ 장인순 전(前) 원자력연구소장(2026년 3월26일)


-- 탈원전을 진행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 공무원들이 원자력 전문가들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자 이전에 친하게 지내고 우리를 격려했던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의 공무원들이 우리를 멀리했다. 오지 말라고 하면서 만남을 거부했다. 공무원들은 소신이 없는 해바라기라는 것을 그때 확인했다. 물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처지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 당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인프라가 무너졌다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 당시 원전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700개 정도 있었다. 이중 수백개의 기업이 문을 닫았다. 중소기업은 1년 정도만 일감이 없어도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백명의 연구인력이 원자력 분야를 떠난 것도 큰 손실이었다. 당시 중국은 우리 기술자들에게 연봉을 3배로 올려주고 5년을 개런티(보장)한다면서 유혹했다. 이는 한국 기준 월급을 15년 치 정도 보장한다는 뜻이었다. 다행히 중국으로 간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고맙게 생각한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신현우 기자 촬영]


◇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2025년 8월23일)


-- 전쟁이 없는 상황에서는 군인들의 지휘 능력을 파악하기 힘들 텐데, 군인 진급 여부는 무엇으로 결정하나.


▲ 그게 한국군의 핵심 문제 중 하나다. 그러니 말 잘하는 사람, 브리핑 잘하는 군인이 먼저 진급하는 일이 생긴다. 이미 언급했듯이 부하 장병이 사고를 일으켰는지 여부도 진급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다.


-- 본인의 회고록을 보면 한국군에서는 무능한 사람이 장성으로 진급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 내가 무능하다고 하는 군인은 나라를 지키는 임무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어떤 사람은 인사와 관련해 국회의원뿐 아니라 그 보좌관한테도 연락한다. 경쟁자의 약점을 잡아서 이들에게 제보하기도 한다. 정부의 주요 인물에게도 접근하고, 언론사에 줄을 대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진급을 위해 돈을 쓰려는 사람도 있다.


-- 돈을 쓴다는 것은 뇌물을 준다는 뜻인가.


▲ 준장으로 진급하려면 속칭 '3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건 돈을 말하는 것인데 3억원인지, 3천만원인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 군대에서 진급하려면 인맥이 중요한가.


▲ 군대에서는 술 안 먹고, 골프 안 하면서 장성이 되는 사람은 드물다는 이야기가 있다.


-- 골프를 잘하는 군인이 많은가.


▲ 군인으로서는 무능하지만, 골프 사거리를 판단하는 데는 '귀신같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내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 있다. 한국군이 북한군과 골프대회를 하면 백전백승한다는 것이다.


-- 군인들은 진급 로비를 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나.


▲ 자신이 진급에서 누락된 것은 로비를 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군인들이 있다. 자기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먼저 진급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인사 때가 되면 고향, 학교 등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청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계급이 올라갈수록 능력보다는 이런 요인들이 더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런 현상은 군대 외의 다른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영원한 재야' 장기표 선생

[연합뉴스 사진]


◇ 고(故) 장기표 선생(2023년 7월4일)


-- 법조계 특권이 문제라고 했는데.


▲ 전관예우라는 게 있다. 고위직 판사 또는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사건을 맡아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현직에 있는 판사, 검사들이 전관들을 봐준다는 것이다. 이는 불법이며 범죄다.


-- 실제로 전관예우가 많은가.


▲ 대법관, 법원장, 부장판사, 검사장, 부장검사 등 고위직을 지낸 사람이 변호사를 개업하면 의뢰인이 몰린다. 이들이 변호하면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불공정 수사, 불공정 재판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러니 재판에서 억울한 판결을 받는 사람이 생긴다. 이들을 사법 피해자라고 한다.


-- 전관예우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나.


▲ 어떤 사람은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생활을 했는데, 5년간 60억 원을 벌었다. 그 후 그는 대법원 원장이 됐다. 어떤 총리 후보자는 대법관 퇴직 후 5개월간의 변호사 생활에서 16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낙마했다. 어떤 대법관은 퇴임 후 변호사 생활 22개월 만에 19억 원의 돈을 벌었다.


-- 장관, 검찰총장, 검사장 등을 지낸 사람이 로펌에 취업하거나, 기업체들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은데.


▲ 이들 고위직 출신이 유명 로펌의 고문으로 가는 일이 적지 않다. 대부분 연간 4억∼5억 원의 고문료를 받는다. 행정부처, 국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출신들도 유명 로펌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로펌이 이들에게 공짜로 돈을 줄 리 없다. 중요한 정보원이나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미다. 이들이 재벌회사의 사외이사로 일하는 경우도 많은데, 같은 메커니즘이다. 우리는 이런 사례들을 모아서 공표할 계획이다.


-- 로펌은 문제가 많은가.


▲ 일부 유명 로펌은 입법, 사법, 행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각료 후보를 추천해 장관을 만드는 일도 있다고 들었다. 이들 로펌은 경제적 약자들보다는 강자를 변호해 약자들에게 사법적 피해를 주는 일이 있다. 우리는 로펌의 문제를 지속해서 폭로해나갈 계획이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유진수 고아신원연합 대표

[윤근영 기자 촬영]


◇ 유진수 고아신원연합 대표(2025년 9월13일)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분노가 일었던 일은 무엇인가.


▲ 내가 고아라는 이유로 경찰이 나한테 누명을 씌우려 할 때였다. 내가 부여의 홍산농고를 졸업하고 대학교 물리치료 학과에 합격한 직후였다. 나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 현장에 가서 일을 했다. 속칭 '노가다'라고 하는 막노동이었다. 어느 날 일을 마친 후에 같이 일하던 교회 집사님이 같은 방향이니 택시를 함께 타고 가자고 했다. 집사님은 택시 앞좌석에, 나는 택시 뒷좌석에 탔다. 뒷좌석에는 이미 여성 승객 한 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는 합승이 가능한 시절이었다. 나는 택시 안에 들어가서는 그 여성분한테 "많이 본 듯하다. 내가 아는 부여 사람을 닮은 듯하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후 내가 일하는 공사 현장에 경찰이 나타났다. 성폭행 혐의로 신고당했다는 것이었다. 그 여성은 얼마 전에 어떤 사람한테 성폭행당하고 금붙이도 빼앗겼는데, 그 범인이 나와 닮았다고 경찰에 말했다는 것이다.


-- 그래서 어떻게 됐나.


▲ 경찰은 나를 서울의 00 경찰서로 끌고 갔다. 당연히 나는 성폭행과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나를 성폭행범으로 몰아갔다. 내가 고아라는 것을 알고는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아무리 설명해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라고 압박했다. 다행히 그 여성이 진술했던 은밀한 곳의 신체적 특징이 나에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 경찰은 즉각 나를 풀어줘야 하는데, 다른 범죄를 털어놓으라고 다그치기 시작했다. 경찰은 "너희 고아 새끼들은 범죄자가 많다"는 등 욕설을 퍼부으면서 자백하라고 했다. 자기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그 일로 옥살이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아의 설움, 억울함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나는 부모다 협회' 김수빈 회장

[진성철 기자 촬영]


◇ 김수빈 '나는 부모다 협회' 회장(2025년 3월11일)


-- 가족 강제 분리가 무분별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보나.


▲ 부부싸움을 해도 아동학대로 걸린다. 집안이 어질러져 있어도 마찬가지다. 냉장고가 비어 있어도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거의 모든 부모는 아동학대로 걸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자녀-부모가 강제 분리되는 일이 적지 않다.


-- 아동복지법상 지자체 사례결정위원회(사결위)가 학대 판정을 하는 공식 조직인가.


▲ 아동복지법은 강제 분리에 대한 심의는 지자체의 사결위가 하도록 했다. 사결위에는 전문가도 참여해야 하는데, 이조차 불투명하다. 우리는 사결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 왜 그렇게 생각하나.


▲ 구청의 아동보호팀장과 한 엄마의 통화 내용이다. 엄마는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판사에 의해) 불처분 받았는데, 우리 아이 왜 안 돌려줘요?"라고 하니 구청의 팀장은 "가만있어봐. 사결위를 하면 돌려줄게. 조금 기다려"라고 했다. 그는 거의 반말 조였다. 엄마는 "사결위에서 안 된다고 하면 어쩔 거예요?"라고 물으니 "아니야, 무조건 돼. 되게 돼 있어. 되게 해줄게"라고 했다. 이는 공무원들이 사결위를 좌지우지한다는 이야기다. 사결위가 제대로 구성되는 것인지, 열리기는 하는지, 전문가들이 사결위에 참여하는지조차 의문이다. 우리 회원들이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지자체는 비밀사항이라면서 알려주지 않는다.




제천시청

[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제천 A아동양육시설 아동학대 피해자들(2026년 6월16일)


-- 시설에 있었을 당시 학대당한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는 못했나.


▲ (지훈·가명) 시청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아이들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어떤 환경인지, 잘 자라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내 기억에 시청 직원이 오긴 했지만, 아이들을 만나거나 상담하지는 않았다. 수첩 들고 한 바퀴 돌고는 그냥 갔다. 시청 직원이 오면 선생님들은 벌 받는 아이들에게도 놀라고 했다. 그들이 가면 다시 벌을 받도록 했다. 국가인권위 사태 이후에는 달라졌다.


▲ (대한·가명) 내 기억으로는 2013년 국가인권위 사태 이전에는 시청의 실태조사라는 것은 아예 없었다.


-- 시청이 외면하면 시의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지훈) 2009년에 한 시의원이 교회가 주최한 돈가스 후원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때 남자방 아이들은 그 시의원과 마주 앉아서는 시설 운영의 문제와 학대 피해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 시의원은 다 듣고 돌아갔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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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2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