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재판소원 접수 877건 중 8건 사전심사 통과…'사실상 4심제' 지적도
법왜곡죄엔 법관 등 위축 우려…수사 주체 등 혼선도 빚어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이승연 이미령 기자 = 정부·여당의 '사법개혁' 정책으로 도입된 재판소원 제도와 법왜곡죄가 19일 시행 100일을 맞았다.
기본권 보장의 영역을 넓히고 판·검사의 책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제도 시행 초기 혼란이 지속되고 수사 주체와 법관 위축 우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3월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으로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도 심판 대상이 됐다. 헌법재판소 심리 결과 법원의 재판이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재판을 취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8일까지 총 877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누적 8건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당초 법원 안팎에선 재판소원 제도가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해 사법 체계에 큰 혼란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으나, 일단 접수된 사건 대부분이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되면서 우려했던 수준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재판에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경우 다시 다퉈볼 여지가 생겨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이상한 판결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고, 종국적으로는 판결문의 질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법원의 심리불속행 제도 운용 문제뿐 아니라 법률 해석의 적절성을 따져보는 사건도 전원부에 회부되면서 사실상의 4심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도 당사자들이 재판소원을 염두에 두고 재판 절차의 적법성을 더 꼼꼼히 따지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아직 인용 사건이 나오지 않아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단 평가도 있다.
헌재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할 경우 후속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도 불명확하다.
법원행정처는 법원 내부 재판소원 후속 조치 연구반 등과 함께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왜곡죄는 형사법관, 검사, 경찰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경찰에는 지난달 6일 기준으로 327건, 5천805명에 대한 고발이 접수됐다.
경찰이 1천566명(27.0%)으로 가장 많았고, 검사 376명(6.5%), 판사 242명(4.2%), 검찰수사관 및 특별사법경찰관 157명(2.7%) 등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3천464명은 고발 대상이 아니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는 지난 15일까지 총 69건의 관련 사건이 들어왔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작년 5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파기환송 판결을 이유로 경찰과 공수처에 각각 고발됐다.
공수처법을 비롯해 관련 법령상 법왜곡죄가 각 수사기관의 수사 대상인지 분명치 않아 초기 혼선도 빚어지는 모습이다.
공수처는 일단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같이 고발된 경우에만 수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법왜곡죄 단독 사건은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법왜곡 혐의로만 고발된 조 대법원장 사건도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사법부에선 형사법관의 위축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법관이 소신껏 재판을 못 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일단 고발되면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받는 과정 자체가 법관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형사부 기피 현상도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재판 독립을 위한 지원기구인 '직무소송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직무 관련 고소·고발을 당한 법관에게 제공하는 변호인 선임 비용도 최대 4배로 늘렸다.
대검찰청도 '검찰공무원 직무보호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고소·고발이 접수된 검찰 구성원을 위한 변호사단을 꾸려 수사·재판 단계에서 법률지원을 하기로 했다.
다만 법왜곡죄가 '고의로' 법을 왜곡한 경우 처벌하는 조항인 만큼 명백한 사례가 아닌 이상 실제 법관에 대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로펌들이 재판소원과 법왜곡죄를 도맡을 TF를 잇달아 꾸리는 등 변호사업계에 '새 시장'이 열렸단 평가도 나온다.
already@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