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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문신 시술' 최소윤씨 대법원서 무죄…34년만 판례 변경 후 첫 사례
"이제 당당하게 '반영구'라 쓸 수 있어…딸에게 포기하지 않는 엄마 보여줬다"

[촬영 정풍기]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아름답게 해드렸을 뿐인데, 왜 이게 불법이죠?"
의료 면허 없이 눈썹·헤어라인 등 미용 문신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받은 미용업 종사자 최소윤(41)씨가 법정에서 되물은 말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 11일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4년 만에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례를 변경한 이후 나온 첫 무죄 확정판결이다.
이로써 최씨는 2019년 충북 청주 미용업소에서 눈썹·헤어라인 반영구 문신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7년이라는 길고 긴 법정 다툼의 늪에서 마침내 빠져나왔다.
최씨는 11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직후 기자와 만나 "법정에서 '누구를 치료해 주지도, 고쳐주지도 않았는데 이게 왜 불법이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최씨를 만난 곳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KTF서초평생교육원'이었다. 문신사 단체인 대한문신사중앙회가 교육청 인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이곳은 반영구화장·타투·두피타투 교육 과정을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공간으로, 서초를 비롯해 전국에 14개 교육원을 두고 있다.

[촬영 정풍기]
판결 확정 소식이 전해진 이날 중앙회 회원인 미용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재판 관련 후일담을 나누고 최씨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이제 당당하게 영업할 수 있겠다", "블로그에도 올려야겠다" 등 판결 이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 "신고자도 몰랐고 합의할 상대조차 없어"
2012년부터 미용업에 종사해 온 최씨는 2019년 처음 피고인으로 법정에 소환됐다.
그는 "신고자가 누군지도 몰라 합의할 상대조차 없었다"며 "손님과 언쟁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너무 억울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22년 1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을 때만 해도 최씨는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검찰은 1심 무죄에 항소했고, 2심 무죄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다. 그렇게 사건이 2023년 9월 대법원으로 넘어가면서 최씨의 고통은 길어졌다.

(서울=연합뉴스)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과 중앙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의료인 미용 문신 사건 상고심 무죄 확정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 3부는 이날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용사 최소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6.6.11 [대한문신사중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최씨는 "법을 잘 모르다 보니 1심 무죄로 다 끝난 줄 알았다"며 "검사가 항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또 한 번 무너져 내려 엄청나게 울었다"고 털어놨다.
재판이 이어지는 7년 동안 최씨는 반영구 화장을 설명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한 채 음지에서 생업을 이어가야 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나 소셜미디어(SNS) 홍보 시 '반영구'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단속이나 파파라치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재판 이후로 '반영구'라는 말을 못 쓰고 '아트 메이크업'이라고만 썼다"며 "광고를 올려도 누가 신고할까 봐 마음을 졸였다"고 전했다.
긴 싸움을 버티게 한 건 딸이었다.
최씨는 "딸한테 포기하지 않는 엄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중앙회와 동료 문신사들도 최씨 곁을 지켰다. 회원들은 하급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원 앞에서 무죄 판결 촉구 집회를 열고 탄원서 작성 운동도 벌였다. 회원 모금을 통해 변호사 선임 비용까지 함께 마련했다.
최씨는 이날 인터뷰 내내 후련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제 당당히 '눈썹 반영구'라고 쓸 수 있다"며 "처음으로 법원 앞에서 울지 않았다"고 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다시는 법원 갈 일 없어서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 문신사들 "합법화 목표 완수…이제는 제도 설계 차례"
국내에서는 대법원이 1992년 눈썹 문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한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처벌 대상이 돼왔다.
이후 문신사들의 오랜 합법화 노력 끝에 비(非)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문신사법' 제정안이 작년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돼 내년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법원 전합이 문신사들의 서화(레터링)·두피 문신 사건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문신=의료행위' 판례가 34년 만에 변경됐다.

[촬영 정풍기]
최씨 재판은 대법원 전합 결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례다.
전합 결정이 하급심 벌금형을 파기 환송한 것이었다면 최씨 재판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대법원까지 올라온 뒤 무죄 확정을 받은 경우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합법화 운동은 이제 끝났다"며 "앞으로는 위생·안전 체계 마련, 무자격 교육기관 난립 자정, 미용 목적 문신과 의료행위 간 경계 명확화 등 제도 설계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안전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국민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회원들에게 위생 등에 신경 쓰도록 권고하고 캠페인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법 "문신 시술 불법 아냐"…34년 만에 판례 변경[http://yna.kr/AKR20260612117500505]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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