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연금액으로 실버타운 비용 낸다…국민연금 노인주택 시동 거나?

입력 2026-06-13 06:11:00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전체 노인 가구 다수 차지하는 중산층 위한 적정 가격대 주택 부족


응답자 대다수 병원 가깝고 교통 편리한 도시 지역 단지 선호




실버타운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대한민국이 들어서면서 어르신들이 살 곳을 찾지 못하는 주거 공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노인인구는 2020년 815만명에서 2025년 1천51만명으로 늘어났고, 2040년에는 1천715만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이 들어갈 만한 주거 시설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13일 국민연금공단의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한국주거학회가 수행한 '노인복지주택 사업 타당성 검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노인 주거 정책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으로 양극화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에 집중하고 보건복지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고비용 실버타운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한다. 주거 공급 구조가 두 갈래로 나뉘다 보니 주거와 복지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모델이 나오지 못했다.


결국 전체 노인가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어르신들이 들어갈 수 있는 적정 가격대의 노인복지주택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공백이 생겼다. 일부 민간 실버타운은 높은 초기 비용과 운영 전문성 부족으로 사업을 철수해 입주자가 피해를 보는 부작용도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이 노인 주거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국민연금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와 연금을 받는 사람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인복지시설을 설치하고 임대하거나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매달 받는 국민연금 수급액을 주거비나 복지 서비스 비용과 연계하는 실질적인 노후 보장 시스템이 필요한 때다.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고 안정적인 기금 운용 능력을 갖춘 공공기관이 직접 주거 플랫폼을 운영해 주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 공공 노인주택 도입 찬성 60.8% 신뢰성이 가장 큰 이유


실제로 한국주거학회가 국민연금 수급자와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국민연금공단이 공공 노인복지주택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0.8%가 찬성했다. 현재 연금을 받는 사람들의 찬성률은 64.9%로 더 높았다.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공기관이 가진 높은 신뢰성과 안정적인 운영 기반이다. 반면 반대하는 이들은 연금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므로 주택 사업이 연금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도록 독립적인 재정 운영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주거 모델은 도시와 연계된 가성비 높은 통합 주택이다.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93.1%가 도시 또는 도시 근교를 꼽았다. 병원이 가깝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을 고령층 자립생활의 핵심 안전망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선호하는 단지 규모는 관리비를 줄이고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500세대에서 1천세대 미만의 대규모 단지가 많았다. 내부 주거 공간은 청소와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평형대 이하의 실속 있는 크기를 원했으며 집안 내부에는 미끄럼 방지 바닥재, 욕실 손잡이, 문턱 제거 등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고령 친화 설비가 필수로 요구됐다.


◇ 매달 받는 연금에서 주거비 자동 공제 방식 원해


비용 지불 방식은 주거비와 기본 서비스를 결합하고, 추가 선택 서비스는 사용량에 따라 내는 방식이나 전세형 보증금 구조를 선호했다. 특히 매달 받는 국민연금 수급액에서 주거 및 식사 서비스 요금을 자동으로 공제해 납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선호도가 높았다. 이는 입주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공급자에게는 시설 유지보수를 위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한다. 지불 가능한 비용 수준은 월임대료 평균 58만원, 월관리비 평균 18만5천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해외 선진국들도 이미 연기금과 공공, 민간 전문기관이 역할을 분담해 고령자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보건의료 종사자 연기금 등이 장기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노인주택 자산을 매입하고 일상 운영과 돌봄은 전문 돌봄기관에 맡기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덴마크 역시 지자체가 돌봄 재정을 책임지고 연기금은 장기 임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며 비영리 전문기관이 시설을 운영하는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노인복지주택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직접 모든 서비스를 운영하기보다 자본을 공급하는 자산 보유자 역할을 하고 개발과 일상 운영은 민간이나 비영리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국주거학회는 제시했다. 아울러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입주 자격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중산층 수급자까지 포괄할 수 있는 유연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국주거학회는 지적했다. 주거와 의료, 요양시설이 연결되는 생애 지속 돌봄 시스템을 제도화한다면 공공 노인복지주택은 초고령사회의 주거 사각지대를 메우는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g@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6-13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