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성남 영성중 역사동아리 학생들, 민주화운동기념관서 민주주의 역사체험
"당시 민주화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느낄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성남 영성중 학생들. 2026.6.7 nojae@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1987년에 대학생이었다면 고문, 총, 최루탄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시위에 나서거나 주도적으로 민주화 투쟁을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을 것 같아요."
경기도 성남시 영성중학교 3학년 학생인 강현준(15) 군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만약 여러분이 대학생이었다면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겠느냐'는 질문에 나온 솔직한 대답이었다.
같은 학교 2학년 김수현(14) 군도 잠시 생각한 뒤 주저 없이 말했다.
김 군은 "저는 친구들과 시위에 나갔을 것 같긴 한데 주도적 입장보다는 사람들을 모으는 일을 했을 것 같다"며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같이하기는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영성중 2∼3학년 학생 14명은 이날 민주주의 역사교육 체험·탐구 수업을 위해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찾았다.
교내 역사 동아리 '피스메이커스'에서 활동하고 평소 책, 유튜브, 영화 등을 통해 역사를 배우지만 민주주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느끼는 현장 방문은 그만큼 뜻깊었다.
작년 6월 문을 연 민주화운동기념관은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을 기억하는 장소다.
1970∼1980년대 독재정권에서 많은 민주화 운동가가 고문과 인권 유린을 당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재단장했다.
이곳에서 영성중 학생들이 체험한 프로그램은 '추적 90분, 그것이 알고 싶다!'이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성남 영성중 학생들. 2026.6.7 nojae@yna.co.kr
기자가 된 학생들은 펜과 취재노트를 들고 민주화운동기념관 구석구석을 돌면서 취재했다.
특히 'M2' 건물 5층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들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전시한 공간이다.
고(故) 박종철 열사가 고문당한 9호 조사실에는 세면대, 욕조, 변기가 설치돼 있고 그의 영정사진과 모교인 서울대 언어학과 동기회 깃발이 있었다.
1987년 경찰 고문으로 박종철 열사가 숨진 사건은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성남 영성중의 한 학생이 9호 조사실에서 고(故) 박종철 열사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6.6.7 nojae@yna.co.kr
학생들은 6·10 민주항쟁뿐 아니라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등 굵직한 민주주의 역사를 만났다.
1시간 40분 동안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살펴본 학생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강현준 군은 "당시 민주화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현 군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에 대해 "생각보다 더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런 현장 답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군이 속한 피스메이커스는 주요 역사적 사건의 기념일에 달리기, 체험 부스 운영 등 참여형 활동이 돋보이는 동아리다.
학생들은 제주4·3 추념일에 즈음해 4.3㎞를 달렸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성남 영성중 학생들. 2026.6.7 nojae@yna.co.kr
학교 밖 역사 체험 기회를 어떻게 늘리느냐는 아직 고민거리다.
교사들은 예상하기 어려운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많고 역사 체험과 관련한 예산도 충분하지 않다.
더욱이 평일에는 많은 학생이 학원에 다니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피스메이커스를 담당하는 이종관(46) 영성중 교사는 "교육과정 안에서 현장 체험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오늘은 버스가 지원돼 마음 편하게 왔는데 대중교통으로 아이들을 데려오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은 지원으로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역사를 체험할 기회가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학생들을 위한 역사 체험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다양한 역사교육 공간을 발굴하고 현장 체험을 위한 안전요원 인건비 등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성남 영성중 학생들. 2026.6.7 nojae@yna.co.kr
nojae@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