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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혐오·이념전·맞고발…논란 얼룩진 서울교육감 8파전

입력 2026-06-02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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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후보 4명 중 3명 '동성애 교육 반대' 앞세워…"득표 노린 섀도복싱" 비판


단일화 갈등 속 '역대 최다' 후보 난립…교육정책 실종, '네거티브' 공세만




퀴어축제 반대 공약 내세운 조전혁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조전혁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7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도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소수자 혐오와 이념 공세, 맞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후보 간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각종 논란으로만 얼룩지는 모습에 교육계에선 우려와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중이다.


◇ 너도나도 동성애 이슈몰이 합세…정책 대결은 '뒷전'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 교육감 보수 후보 4명 가운데 3명이 '동성애 교육 반대'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전혁 후보가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개최 금지를 사실상 1호 공약으로 삼고, '퀴어 동성애 교육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서울 시내 곳곳에 내건 뒤부터 너도나도 이슈몰이에 합세했다.


김영배 후보는 서울시교육청 기자단에 정견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왜 반대하는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 훈육하겠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윤호상 후보는 공교육에선 동성애 관련 교육을 하지 않는 점을 근거로 들어 "일부 단체의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동성애 교육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더니, 이튿날부터는 동성애 교육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


지난 주말에는 대표 극우 목회자이자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만나 안수기도를 받고 교육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동성애 교육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윤호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윤호상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계 안팎에선 이들 후보가 경쟁하듯 혐오를 부추겨 학교 현장에 존재하는 성소수자를 배제하고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진보 후보들과 교원단체들은 논평과 입장문을 통해 세 후보를 비판했다. 교육·시민단체는 문제가 된 현수막 아래 성소수자 지지 의미를 담은 무지개색 끈이나 '교육에 필요한 것은 차별과 혐오의 추방' 등을 적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보수 후보들이 말하는 동성애 교육이 정확히 어떤 교육을 뜻하는지 모르겠거니와, 현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 내용은 가르치고 있지도 않다"며 "보수표를 얻기 위한 '섀도복싱'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전혁 후보는 성소수자 혐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념전까지 교육감 선거에 끌어왔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교육감직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보를 걷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토론회에서 "교육감이 된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고 발언했던 그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공소 취소장'이라고 적힌 봉투를 찢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조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진보 진영 후보를 '좌파'로, 자신은 '우파'로 지칭하기도 했다.




김영배 서울시교육감 후보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영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2026.5.27 jieunlee@yna.co.kr


세 후보가 이슈몰이에 급급해하는 동안 정작 가장 중요한 교육 현안은 뒷전이 되는 양상이다.


안상진 교육의봄 부대표는 "서울교육에 대한 사명을 갖기보다는 그저 이념에 기대 '내가 (당선)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후보들만 보인다"면서 "교육감 직선제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도 '이것이 맞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부대표는 "공약만 보더라도 이 사람이 서울 교육을 위해 무슨 고민을 해왔고 어떤 걸 하고 싶은지를 알 수 있는데, 지금 후보들 공약은 너무나 기초적이고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원단체 관계자는 "현장에는 교육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교육이 사라진 교육감 선거가 된 현실이 착잡하고 안타깝다"며 "생뚱맞은 이슈로 표만 받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가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다.


◇ 후보 난립에 '선명성 대결'…"앞으로도 경선 불복 계속될 것"


이들 후보가 자극적인 이슈를 선거판에서 소환하고, 선명성 대결에 몰두하는 데는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경선 불복과 독자 출마가 반복되며 보수와 진보를 합해 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보수 진영 단일화 협의체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윤호상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지만, 류수노 후보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출마했고 김영배·조전혁 후보도 출사표를 냈다.


이후 류 후보와 조 후보가 양자 단일화를 시도해 류 후보가 승리했으나 조 후보는 불복 선언 후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만중·강신만,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 규탄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울시 교육감 선거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한만중(왼쪽)·강신만 예비후보가 28일 서울경찰청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단일화 추진위 수사의뢰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28 ondol@yna.co.kr


단일화 과정에서 진영 갈등을 빚은 후보들은 선거 운동 기간에도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조 후보의 학교폭력 처분 전력 등을 거론한 뒤 사퇴를 촉구했고, 조 후보는 윤 후보가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사퇴하지 않는 바람에 자신이 낙선했다면서 "좌파 교육감 후보 당선의 1등 공신"이라고 반박했다.


진보 진영 역시 단일화 문제로 후보 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앞서 한만중 후보는 정근식 후보의 단일 후보 선출에 불복해 독자 출마를 강행했다.


정 후보와 단일화 기구가 선거인단 투표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그는 최근까지도 고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정 후보 역시 그를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면서 진흙탕 맞고발전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본보기가 돼야 할 교육감 선거가 가장 비민주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경선에서 지더라도 불복하고 출마하면 그만인데, 앞으로 누가 단일화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이번 선거가 '트리거'가 돼 앞으로는 후보 난립이 상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경선 결과에 불복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협의를 통해 경선 룰을 설계하는 데 힘을 썼어야 했다"며 "다음 선거에서도 후보 난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일화 추진위 수사 의뢰서 제출하는 한만중 예비후보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울시 교육감 선거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한만중 예비후보가 28일 서울경찰청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단일화 추진위 수사의뢰서 제출하고 있다. 2026.4.28 ondol@yna.co.kr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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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2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