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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겉도는 선별복지…실시간 소득 파악 시급하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이틀차인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2026.5.19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정부가 중동전쟁 여파로 형편이 어려워진 국민을 돕겠다며 내놓은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현장이 이의신청과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급이 시작된 지난 5월 18일부터 열흘 동안 접수된 이의신청만 13만4천건을 넘어섰다.
이 중 건강보험료 조정과 관련된 민원이 2만8천건으로 전체의 20%를 넘게 차지한다. 지난해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에 접수된 전체 건보료 관련 민원 규모를 단 열흘 만에 뛰어넘은 수치다.
이 같은 혼란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정부가 지원금을 줄 대상을 고를 때 건보료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건강보험료는 모든 국민이 가입돼 있어 대상을 빠르게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바로 소득이 발생한 시점과 이것이 건보료에 반영되는 시점 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터의 시차다.
현재 지역가입자가 내는 건강보험료는 최장 2년 전의 소득을 바탕으로 계산된다. 갑작스러운 불황이나 실직, 폐업으로 인해 지금 당장 이번 달 소득이 끊기거나 반토막이 났더라도, 국가 행정 시스템은 여전히 돈을 잘 벌던 과거 호황기의 데이터에 머물러 있는 구조다.
결국 지금 당장 밥줄이 끊겨 도움이 절실한 국민이 서류상 소득이 높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떨어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그리고 떨어진 국민은 다시 본인의 가난과 소득 감소를 증명하기 위해 행정기관을 찾아가 증빙 서류를 내고, 이의신청을해야 한다. 국민이 직접 알아보고 가난을 증명하며 신청해야만 도와주는 이른바 '잔인한 신청주의'의 민낯이다.
이런 행정의 시간 차이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이미 마련돼 있다. 국세청이 구축해 온 월 단위 실시간 소득 파악 체계, 즉 RTI(Real Time Information) 시스템이다.
우리 국세청은 영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지난 2021년부터 이 시스템을 준비해 왔다. 상시 근로자뿐만 아니라 일용직,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까지 아우르며 소득이 발생하는 즉시 데이터를 축적하는 인프라다.
그동안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는 정규직 근로자와 달리 총수입에서 들어간 경비를 뺀 실제 소득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근로장려세제(EITC; Earned Income Tax Credit)에서 이미 검증된 업종별 조정률을 개선해 적용하면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매출에서 인건비와 임차료 등 매달 들어가는 필수경비를 제외하고 정교한 비율을 적용해 실제 소득에 가까운 '조정소득'을 산정해 내는 방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현수 연구위원의 지적처럼 상가 임차료까지 실시간으로 신고하도록 세제를 개혁한다면 고질적인 사각지대였던 임대소득 파악률까지 높일 수 있다.
국세청의 실시간 소득 데이터가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계된다면 복지 행정의 대전환이 일어난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매월 변동되는 국민의 소득 자료를 분석해 주민센터를 찾아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현재 소득이 급감했으니 긴급복지 지원을 받으라고 먼저 안내하고 동의 한 번으로 자동 지급까지 끝내는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최근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을 통해 아동수당 등을 신청 없이 자동 지급으로 돌리고 위기가구 직권 신청을 늘리기로 한 것은 좋은 첫걸음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실시간 소득 파악 체계가 정착돼야 완성이 가능하다.
나아가 파편화된 사회보험료 부과와 징수 업무를 국세청의 복지 세정 인프라로 완전히 통합하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원천징수 등을 국세청 중심으로 일원화하면,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에게 소득이 아닌 아파트 같은 재산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기던 재산 보험료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수 있다. 오직 실제 버는 소득에만 비례해 보험료를 내는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과거 코로나 위기 당시의 재난지원금 논란부터 올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란까지 우리가 겪은 혼란의 본질은 결국 실시간 소득 데이터의 부재였다. 국세청의 실시간 소득 파악 데이터는 특정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신청주의의 종언'을 고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실시간 소득 정보를 전방위로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제도적 추진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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