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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공소청·중수청 출범…보완수사권 불씨 남아
"수사권 남용 원천 차단해야" vs "민생범죄 처리 지연, 피해자는 국민"
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사법3법' 강행…'숙의 실종' 비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최원정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 1년은 검찰청 폐지와 법왜곡죄·재판소원 도입 등 형사·사법 체계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질주한 시기이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 직후 탄핵 사태와 조기 대선은 '예견된 운명'의 시작점이었다.
윤석열 정부를 '검찰 독재 정권'으로 규정한 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검사의 수사·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도 '더 이상 검찰을 고쳐 쓸 수 없다'는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검찰의 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로 축소한 문재인 정부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윤석열 정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귀) 시행령으로 무력화된 일을 교훈 삼아 수사권을 조금도 남겨둬선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일주일만인 지난해 6월 11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골자로 한 '검찰 개혁 법안'을 무더기 발의했다.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핵심으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뒤이어 올해 3월에는 공소청·중수청법도 수사 범위와 보완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진통 끝에 처리됐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2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검찰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재판) 업무만을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전환된다. 표적·별건 수사 등 검찰의 수사권 남용 통로로 지목된 수사개시권은 완전히 폐지됐다.
법안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적용해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과 경찰, 공수처가 수사를 나눠 맡도록 규정한다.
검찰이 주로 수사해온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범죄 등 6대 중대범죄는 중수청이 맡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개혁 속도전이 권한 축소에만 집중돼 민생범죄 사건 처리 지연 등 일반 시민의 피해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찰이 충분히 수사하지 않고 사건을 불송치 종결하는 이른바 '사건 암장'을 검증할 방법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출범한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개혁을 마무리할 후속 입법을 논의하고 있다.
추진단은 6·3 지방선거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권 문제 조율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수사 범위 확장과 직접 수사 시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수사기관 간에 사건을 주고받는 '핑퐁'을 우려하며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견제할 장치로 보완수사권을 남겨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공소청에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이 역시 부실 수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거세다.
검찰 안팎에서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된 이른바 '전건 송치'(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이 78년 만의 폐지를 앞두고 있음에도 구심점이 없는 탓에 내부 반발과 저항의 동력이 실종됐다는 평가도 있다. 검찰총장직은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사퇴한 이래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검찰개혁 국면마다 실명 의견이 이어졌던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 또한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에 대한 '물갈이'가 가속화되며 예전처럼 화력이 모이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파산지청'이라는 말이 오르내릴 정도로 검사 사직이 잇따르고 장기 미제 사건이 급증했다.
지난해 전국 검찰청 검사 1명당 평균 미제 사건 수는 135.7건으로 집계됐고 검사 125명이 사직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여당 주도로 '사법개혁'도 본격 추진됐다.
작년 3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귀연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과 5월 이재명 당시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대대적 개혁의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사법부의 우려 표명에도 민주당 주도로 올해 2월 말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이 차례로 국회를 통과해 3월 12일 공포됐다.
법왜곡죄 시행으로 형사 법관과 검사, 경찰이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시행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 고발되기도 했다.
'사실상 4심제'로 일컬어지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에 따라 '법원의 재판' 결과도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됐다. 재판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재판소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는 2028년 3월부터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26명까지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사법부나 야당, 시민사회의 우려가 반영되지 않고 여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한 점은 사법부에 상처로 남기도 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작년 9월과 12월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제도 개편 논의에 사법부 논의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출근길에 여러 차례 취재진과 만나 숙의를 요청했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영재 대법관은 '사법 3법' 처리에 책임을 지고 처장직을 사퇴했다.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로 인한 청와대와 사법부 간 '불편한 관계'는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갈등으로도 이어진 모양새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 후임 제청이 여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후보 4명을 추천했으나 청와대와 사법부 간 견해차로 제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단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법관 제청 권한은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것이 관례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부는 오는 9월 퇴임 예정인 이흥구 대법관 후임 인선 작업에도 착수했다.
법조계에선 노태악·이흥구 대법관 후임 두 명을 동시 제청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법부가 '주고받기식'으로 타협점을 찾으리란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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