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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전자담배는 덜 해롭다?…"천식도, 뱃살도 늘었다"

입력 2026-05-30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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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6만명 분석…"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혼용 땐 천식 위험 14배"


전자담배는 비만 위험 높이는 촉매제…"비흡연자보다 복부비만 위험 2배"




금연의 날 포스터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내일(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흡연의 폐해를 널리 알리고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많은 사람이 금연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흔히 암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질환을 떠올린다.


하지만 담배가 몸에 남기는 흔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은 흡연이 호흡기 건강뿐만 아니라 비만 위험까지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라는 주장은 막연한 환상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역학조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 "전자담배 피우는 청소년, 천식 위험 최대 14배"


천식은 단순히 숨이 차는 병이 아니다. 기관지에 만성 염증이 생겨 기도가 예민해지고 좁아지면서 기침과 호흡곤란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은 폐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여서 담배 연기에 더 취약하다.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초미세 입자와 화학물질이 기도 염증을 악화시키고 기관지 과민성을 높여 천식 발생과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 이성규 센터장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담배로 인한 질병'(Tobacco induced disease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2∼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전국 중·고등학생 15만9천383명을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내 천식 진단을 받은 비율은 1.7%였다.


문제는 흡연 형태에 따라 천식 위험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비흡연자를 기준으로 일반 담배만 피우는 청소년의 천식 위험은 1.34배 높았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4.34배,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9.16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청소년은 천식 위험이 무려 13.72배에 달했다.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신종 담배 사용자에서 위험 신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이성규 센터장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증기)에 포함된 초미세입자, 중금속,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유해 물질이 아직 면역 체계가 미성숙한 청소년의 기도에 상처를 내고 염증을 일으켜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덜 해로운 담배라는 담배 업계의 마케팅과 달리 신종 담배가 청소년의 폐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 담배 피우면 살 빠진다?…"전자담배, 복부비만 위험 2배"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체중 관리가 꼽히기도 한다. 식욕을 억제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이 또한 착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a) 최신호에 따르면 가톨릭관동대·연세대 원주의대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성인 1만7천890명을 분석한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흡연자보다 비만 위험이 1.98배, 복부비만 위험은 2.03배 높았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혼용 흡연자'의 위험은 더 컸다.


연구팀은 일반 담배 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비만 위험은 1.42배, 복부비만 위험은 1.30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전자담배가 오히려 촉매제 역할을 함으로써 비만과 복부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니코틴이 일시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카테콜아민을 자극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전체 체중 증가와 별개로 지방이 복부와 내장에 집중적으로 쌓이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자담배 사용이나 혼용 흡연자들의 경우 니코틴 총흡수량이 더 많거나,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식습관이 불규칙한 경향이 있어 비만 위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에서 금연 후의 비만·복부비만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1.4배 높게 나타났지만, 주요 교란 변수(성별, 연령, 신체 활동, 알코올 섭취, 고혈압, 당뇨병 등)를 조정한 후에는 통계적인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금연 후 체중 증가가 반드시 전신 비만이나 복부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금연과 비만 사이의 관계는 다양한 생활 습관 및 임상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금연과 체중 증가 사이의 인과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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