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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부담 증가·활동지원사 도움 제한적…"이동형 노동 특성 반영 안 돼"
전문가 "장애인 특화 일자리, 이동 부담 고려한 전면 재설계 시급"

[촬영 서효주]
(서울=연합뉴스) 서효주 인턴기자 = "이 출근길을 활동지원사 없이 저 혼자 올라가면 큰일 나요."
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 아파트 정문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안마사 박재훈(48·가명) 씨는 경사진 출근길을 올려다보며 이같이 토로했다.
박 씨가 파견 안마사로 근무하는 강북구 일대는 경사가 가파른 골목이 즐비하다. 이날 파견 근무지인 해당 아파트 노인정에 도착하기 위해 아파트 입구에서 경사로를 걸어 꼭대기 동까지 올라가야 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박 씨는 거친 숨을 연신 고르며 올랐다.
"원래 2인 1조로 활동했는데 동료가 힘들어서 그만뒀어요. 활동지원사가 있어야만 혼자 근무할 수 있어요."
◇ 시각장애 안마사에 힘겨운 경사로…활동지원사도 기피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 사업은 보건복지부 장애인 일자리 지원 사업의 특화형 일자리이다. 안마사 자격을 갖춘 시각장애인이 노인복지관·경로당 등을 방문해 전문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한안마사협회에 따르면 협회 등록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1만68명이며, 이 중 전국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사업 참여 인원은 약 1천360명이다.
박 씨는 매주 경로당과 노인정 5곳을 순회한다.
강북구 전체 경로당 103곳 중 서비스 대상인 32곳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필수적이다.

[촬영 서효주]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좁은 골목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박 씨는 뇌전증과 시각장애를 함께 가진 중증·복합 장애인으로, 중증 기준이 적용돼 월 180시간의 활동지원사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시각장애인 파견 안마사에게 활동지원사가 지원되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 대상 활동 지원 인력 배치 기준이 별도로 없기 때문이다.
대한안마사협회 윤대현 사무총장은 각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인력을 모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원 여부는 지역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활동지원사 배치는 선호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이지만 시각장애인 안마사 동행은 기피 업무로 여겨지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등의 생활 전반을 보조하는 활동지원사는 근무 관련 업무를 보조할 수 없어 외부에서 대기하는 등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
윤 사무총장은 "활동지원사가 경로당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활동지원사가 경로당 내에서 매트를 깔거나 업무를 보조하는 행위가 부정수급으로 신고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월 160시간 머물지만 실수령액 121만원…10년째 제자리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임금과 근무 환경도 전문성에 비해 열악하다고 느낀다.
안마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료법 제82조에 따라 국가가 지정한 학교나 기관에서 최소 2년, 2천시간 이상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박 씨는 맹학교 고등부 3년에 심화 과정 3년까지 총 6년간 교육받았다.
한 달에 20여 곳에서 파견 근무하는 박 씨의 월 수령액은 세금을 제하고 약 121만 원에 불과하다.
계약상 근로시간은 주 25시간이지만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면 실제 현장 체류 시간은 주 40시간 안팎에 달한다. 한 달이면 160시간에 달한다.
박 씨는 "이동 시간까지 치면 주 40시간 공공 일자리와 비슷하지만 실수령액은 7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대한안마사협회 제공]
안마사협회는 이동형 근무 특성이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 사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 사무총장은 "경로당 파견 안마사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사는 게 더 낫다는 말들을 한다"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면 혜택이 더 많고 파견 안마사 임금과 비슷해서 이런 푸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자격증 수당 신설을 포함한 임금 인상을 10년 전부터 국회에 요청해왔지만, 다른 장애인 일자리와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반영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 장애 비하에 부상 은폐도…"처우·환경 반영한 급여체계 필요"
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하대당하거나 장애 비하 발언, 욕설을 듣는 경우도 있다.
윤 사무총장은 "노인 이용자로부터의 부당한 대우나 장애 비하 발언을 들었다는 제보가 심심찮게 접수된다"고 전했다.
박 씨는 안마를 시작하기 전 수술 이력이나 골다공증 여부를 묻는 말에 답하지 않던 이용자가 뒤늦게 골절이 있는 사실이 확인되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의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양숙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특화형 일자리인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사업에 대한 조사와 통계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실질적 편익이 낮은 것은 참여자의 처우나 근무 환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동형 직무의 특수성을 반영해 급여와 처우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eohy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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