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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뺨치는 반려견 반장선거…"간식 공약에 '기다려' 개인기 총출동"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친구들과 간식을 나누겠습니다.", "자유 놀이시간을 한 시간 늘리겠습니다."
6·3 지방선거 공약이 아니다. 반려견 유치원 반장 선거에 나온 강아지 후보들의 공약이다.
2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부 반려견 유치원에서 강아지들을 대상으로 반장 선거를 실시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반려견 유치원은 반려견을 대상으로 사회화 훈련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반려견끼리 물거나 다투는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문제 행동이 심한 강아지는 입학이 제한된다. '기다려', '앉아' 등 기본 훈련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입학 테스트가 이뤄지는 곳도 많다.
최근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반려견이 유치원 반장으로 당선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반려견 유치원 내 이색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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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유치원 내 반장 선거 방식은 가지각색이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후보 강아지들을 나란히 앉혀두고, 투표권을 가진 강아지들이 가장 많이 몰린 후보를 반장으로 선출했다.
또 다른 곳은 후보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를 '유권자' 강아지들 앞에 놓은 뒤 한 장을 고르게 하거나 보호자들의 투표를 통해 반장을 선출했다.
'기다려'나 '앉아' 자세를 가장 오래 유지한 강아지가 반장으로 당선되는 유치원도 있다.
보호자들은 선거 공약과 포스터 제작에 열과 성을 기울인다.
6살 반려견 두두를 반장 선거에 내보낸 보호자 박범(40) 씨는 인공지능(AI)으로 선거 포스터를 만들었다. 당선·낙선 상황에 맞춘 포스터도 각각 준비했다.
두두는 '자유로운 등하원 시간 보장', '기호에 맞는 간식 선택권 제공'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아쉽게도 낙선했다.
박 씨는 "반장 선거 공지를 보자마자 '빵' 터졌다. 강아지 유치원에서도 할 건 다 하는구나 싶었다"며 "당선 여부와 관계 없이 선거 준비 과정이 즐거웠고 좋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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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유치원들은 강아지의 사회화 학습과 보호자의 교육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시흥에 있는 한 강아지 유치원은 보호자들에게 켄넬(반려견 이동가방) 교육이나 매트 교육 영상 등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뒤 훈련 태도가 좋은 강아지들을 후보로 선정한다고 전했다.
해당 유치원 송준영 대표는 "강아지들이 유치원 생활을 잘하려면 보호자들의 꾸준한 교육도 중요하기 때문에 반장 선거 같은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보호자들도 재미있게 여기고 다들 강아지를 반장 선거에 내보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이색 이벤트가 늘어나는 것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려견이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를 바라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기를 바라는 보호자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 가구는 591만 가구, 반려인은 1천546만명에 달했다.
반려가구의 87.2%는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응답했고, 비반려가구 중 68.2%도 같은 의견을 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반려동물 복지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에서는 견주 674명 중 82.6%가 반려동물의 정서적 안정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3.1%는 반려동물의 행동 발달을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서 훈련받았다.
반려견 뿌뿌를 키우는 직장인 신모(35) 씨는 "누군가에게는 유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반려견은 자식 같은 존재"라며 "유치원에서 사회성을 배우는 모습을 보며 더 애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 이웅종 동신대 반려동물학과 석좌교수는 "처음에는 강아지의 사회화와 적응을 위해 유치원을 찾지만, 보호자들끼리 교류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며 "반장 선거 같은 이벤트도 이런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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