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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학생 위축" 철거 민원 쇄도 vs 조전혁 후보 "동성애 반대 뜻 아냐"
김영배 후보도 '동성애 반대 교육' 공약…전문가 "표심 잡기용 혐오 표현 경계해야"

[촬영 정윤주]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정풍기 서효주 인턴기자 = "퀴어(성소수자), 동성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추방하나요."
6·3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성향 조전혁 후보가 내건 '퀴어·동성애 교육 추방' 문구의 현수막을 두고 성소수자 인권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자신을 레즈비언이라고 밝힌 이모(37) 씨는 "학교에서 동성애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거니와 동성애는 혐오와 조롱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며 "특정 유권층을 겨냥한 정치적 구호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조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이런 문구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조 후보 측은 성소수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교과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며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검증 없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교육 콘텐츠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도 "교과 과정 속 동성애 옹호 교육에 반대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조 후보 측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성평등특별위원회의 '무지개 상담소', 전교조 성소수자위원회의 '무지개 배움 꾸러미'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무지개 상담소와 무지개 배움 꾸러미가 정규 교과 과정이 아니며,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5월 17일)을 기념해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이라고 반박했다.
전교조는 교사들로부터 참가 신청을 받아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 관련 교육 자료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프로그램에서는 성소수자 학생 상담 방법 및 아웃팅(본인 동의 없이 성 정체성이 공개되는 것) 예방 방안 등이 논의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조전혁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7 ksm7976@yna.co.kr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인권단체 사이에서는 조 후보의 현수막 문구를 두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현수막 게시 직후부터 해당 문구가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며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 운동에 나섰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철거 신고를 독려하는 이른바 '민원 액션'을 벌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혐오·비방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옥외광고물법상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거나 사회 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 등에 대해 다수 민원이 제기되면 금지 광고물 적용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보수 성향 김영배 후보도 '동성애 반대 교육'을 공약으로 내걸어 논란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27일 오전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에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를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 2명이 함께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영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2026.5.27 jieunlee@yna.co.kr
인권단체 등은 선거 과정에서 나온 혐오 표현이 성소수자 학생들에 대한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청소년의 불안과 위축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성소수자 혐오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 응답자 455명 가운데 60.4%가 또래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우울 증상이 의심된다는 응답은 69.0%로 나타났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정민석 이사장은 "퀴어, 동성애 교육을 추방하겠다는 표현은 성소수자 학생들을 위축시키고 침묵하게 만들 수 있다"며 "선거 국면에서 소수자 배제 표현이 반복될 경우 혐오 표현에 대한 사회적 경계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교육감은 학생들의 안전권을 보장해야 하는 자리인데 특정 집단을 겨냥한 배제적 언어를 사용하면 공적 책임에 어긋나게 된다"며 "정치권에서 이런 용어가 용인되면 향후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도 표적이 될 수 있는 선례가 된다"고 말했다.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선거 운동 과정에서 혐오·차별 표현에 대한 자정 노력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고 배제하거나 그들에 대한 차별적 행태를 권장하는 행위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민주사회는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니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옥외 선거 광고물은 혐오나 차별 문구를 담으면 게시하지 못하게 하지만 정당 현수막은 예외로 봐서 막기가 어렵다"며 "법 개정 등 정부 차원에서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 측은 "동성애가 잘못됐다거나 성소수자에게 반대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그와 별개로 학교 내에서 동성애 교육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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