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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재혼이 늘어난 것 같다고?…지난해 역대 최저치

입력 2026-05-22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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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후 감소세…인구 및 초혼 감소 영향


이미 20년 전부터 '재혼女-초혼男'이 '재혼男-초혼女'보다 많아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거리에 전시된 웨딩드레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최근 여성 연예인들의 잇단 재혼 소식을 알리는 보도에 우리 사회에서 재혼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댓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혼 경험자들이 출연해 새로운 인연을 찾는 예능 프로그램도 수년째 인기를 끌며 계속되고 있다.


과거 재혼은 남성 재혼에 여성은 초혼인 커플이 많았지만 이것도 옛말이고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의 결혼이 다수라는 이야기도 있다.


현실은 어떨까. 통계상으로는 재혼 건수는 물론 전체 혼인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


또 재혼 커플은 남성 재혼에 여성 초혼이 많다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실제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의 결혼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와 결혼이 감소세를 보이는 인구통계적인 구조 변화에 더해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995~2024년 남녀의 혼인종류별 구성비

[국가데이터처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혼인 출생 변화'(2025년 발표) 보도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재혼 건수·비율 모두 2005년 정점 찍은 뒤 감소


전체 혼인 건수 중 재혼 건수는 한때 크게 증가했다가 최근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가 공식 혼인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0년 총 재혼 건수는 4만4천61건으로 전체 혼인 건수의 10.7%를 차지했으나 이후 계속 늘어나며 2005년 7만9천942건으로 25.4%를 기록했다.


그 해 전체 결혼 4건 중 1건은 재혼이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후 줄어들기 시작하며 2020년부터는 4만건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는 4만694건(16.9%)으로 역대 최저 건수였다.


성별로 나눠 보면 남성 재혼(남성이 재혼인 경우)은 1990년 8.4%(3만3천348건), 1995년 10.0%(3만9천838건), 2000년 13.1%(4만3천370건) 등으로 건수와 비중 모두 점점 늘어났다. 2005년에는 전체 혼인 중 남성 재혼이 19.0%(5만9천662건)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다 2010년에는 16.3%(5만3천43건), 2015년 15.3%(4만6천388건), 2020년 15.6%(3만3천261건), 2025년 12.3%(2만9천642건)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결혼 당사자 중 여성이 재혼인 경우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낸다.


여성 재혼은 2005년 21.2%(6만6천587건)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0년 17.6%(5만7천451건), 2015년 17.4%(5만2천747건), 2020년 17.8%(3만8천64건), 2025년 13.6%3만2천785건) 등으로 감소세다.




예능 '돌싱글즈' 시즌 6 장면

[MB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995년부터 재혼女-초혼男 > 재혼男-초혼女


재혼 유형도 변화하고 있다. 통상 재혼 가운데 남자가 재혼이고 여성이 초혼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에서는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 간 혼인이 더 많은 상태다.


국가데이터처가 2013년 발표한 '우리나라의 이혼·재혼 현황 : 지난 30년간 이혼·재혼 자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재혼에서 '재혼 여성, 초혼 남성' 구성비는 1982년 15.1%였으나 1989년 20.8% 이후 줄곧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는 27.0%였다.


'재혼 남성, 초혼 여성'의 비중은 1982년 44.6%로 같은 해 '재혼 여성, 초혼 남성' 비중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1986년 39.7%, 1993년 28.53%, 2000년 19.2%, 2003년 17.4% 등으로 지속해서 떨어지며 '재혼 여성, 초혼 남성' 비중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재혼 남성, 초혼 여성' 비율은 18.8%로, '재혼 여성, 초혼 남성'보다 8.2%포인트 낮았다.


건수로 봐도 1995년 '재혼 여성, 초혼 남성'이 1만4천99건으로 '재혼 남성, 초혼 여성'(1만86건)을 앞지른 이후 줄곧 더 많은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보고서도 "1995년 이후부터 '재혼 여자, 초혼 남자'의 재혼 건수가 '재혼 남자, 초혼 여자'의 재혼 건수를 추월했다"고 명시했다.


다만 재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남녀 모두가 재혼인 경우로, 전체 재혼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평균 재혼 연령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남성은 51.9세, 여성은 47.5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4.3세, 4.0세 높아졌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7.8세, 7.9세 상승했다.


지난해 남녀 초혼 연령이 각각 33.9세와 31.6세로, 10년 전에 비해 각각 1.3세와 1.7세 높아진 것과 비교하면 재혼 연령 상승 폭이 더 크다.




초혼 남녀의 배우자 혼인종류별 구성비(1981~2011년)

[국가데이터처 '2011년 혼인·이혼통계 - 최근 30년간 초혼자료 분석'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인구·혼인이 줄어드니 재혼도 줄어…사회 인식 변화도 영향


2005년까지 계속 증가하던 재혼 건수와 비중이 줄어든 것은 인구는 물론 혼인도 줄어드는 최근의 인구통계 동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크게 보면 혼인 자체 숫자도 줄고, 이혼도 감소 추세다. 혼인했다가 이혼하는 사람이 있어야 재혼도 하는데 혼인도, 이혼도 줄어드니 재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 관계자도 "단순히 그래프만 놓고 본다면 재혼은 이혼과 시차만 두고 비슷한 그래프를 나타낸다. 이혼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우해봉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이미 결혼·출산하는 연령대 인구가 감소하는 국면에 있고, 과거에는 결혼이 보편적인 사회 규범이었으나 이제는 이런 규범이 사라지며 결혼하지 않아도 이상하다고 보지 않고, 결혼하지 않는 인구 규모도 커졌다"고 말했다.




결혼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이혼 통계를 보면 1980년대 초만 해도 연간 3만건을 밑돌던 이혼 건수는 1998년 이후 10만건을 웃돌았고 2003년에는 16만6천617건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를 그리며 2022년 이후 1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8만8천130건으로 199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혼인 건수도 2021~2023년 3년 연속 19만건대에 머물다가 2024년에 반등하며 20만건을 넘어섰다.


재혼 건수 감소에는 인식 변화도 한몫한다.


이혼 경험이 있는 40대 여성 A씨는 "예전에는 결혼을 꼭 해야 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꼭 결혼해야 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그러니 또 한 번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이혼했다는 또 다른 여성 B씨도 "예전에는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재혼해야 했지만 이제는 일하는 여성도 많아 재혼을 택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재혼은 정식 결혼 대신 연애나 동거만 하는 경우가 과거보다 많아 통계상으로는 재혼 건수가 급감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재혼 대신 만남이나 동거, 계약 결혼과 같은 선택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면서 "요즘은 초혼도 혼인신고를 늦게 하지만 재혼은 혼인신고를 하기까지 더 큰 결심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1982~2012년 이혼 건수 추이

[국가데이터처 '우리나라의 이혼·재혼 현황'(2013년 발표) 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재혼은 다양한 변수 작용…경제력·자녀 수도 중요 요인"


'재혼 여성, 초혼 남성' 결혼이 '재혼 남성, 초혼 여성' 결혼보다 더 많은 것도 인식 변화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센터장은 "이혼 자체의 낙인이 예전처럼 부정적이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웅진 대표도 "이미 남자들은 상대가 초혼인지 재혼인지를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재혼은 사회적 인식 변화 외에도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 대표는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 간 결혼은 전제가 분명히 있다. 보통 여성 쪽의 직업이 뚜렷하거나 생활 수준이 보통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도 "성별을 떠나 상대가 초혼인 사람과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나려면 일단 스스로 관리도 잘 돼 있고, 경제력도 갖춰야 한다"면서 "최근 이른바 '돌싱'(이혼 등으로 혼자가 된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들이 출연한 연애 프로그램에서 보이듯 재혼은 자녀 유무, 자녀 숫자, 자녀 나이 등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인구통계학 연구자는 재혼 평균 연령이 남녀 모두 상승한 가운데 연령도 중요한 변수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연구자는 "요즘 '황혼 이혼'이 많은데 자녀 반대나 재산 문제 등으로 나이 들면 혼인 신고 없이 사는 경우도 있고, 남성의 재혼 건수가 여성보다 적은 이유가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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