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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희 씨, 주민등록·여권 단서로 가족 찾기 희망 품어
"한국에 오면 마음이 편해져…아이들 크면 한국에 와서 살아보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6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 참석차 모국을 방문한 유인희 씨가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 5. 19.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한국에 와서 몇 달 살아보고 싶어요."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입양동포 유인희(노르웨이 명 미나 로빈다 릴레이엔·44) 씨가 지난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힌 바람이다.
'2026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 참석차 모국을 방문한 그는 오랜 세월 멀어졌던 뿌리를 다시 마주하며 친생가족 찾기의 희망을 새롭게 품었다.
재외동포청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개막해 22일까지 서울과 파주 일대에서 진행된다.
유 씨는 1981년생으로 생후 3개월 무렵 서울역 인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메모에 적힌 이름 '유인희'와 생년월일이 입양 과정에서 남아 있었다.

[유인희 씨 제공]
그는 해외입양연대를 통해 가족 찾기 행사에도 참여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과거 기록에 남은 단서를 따라 서울 곳곳을 직접 찾아다녔다고 했다. "서울역 근처 보광동 쪽으로 찾아다녔어요. 40년 전이라 많이 바뀌어서…. 새 건물이 많이 들어섰더라고요."
그는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입양됐다. 양부모는 당시 나이가 많았던 교사 부부로, 엄하지만 착하게 키웠다고 기억했다.
"1980년대에는 입양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어요. 부모님도 최선을 다해 양육하셨지만, 한국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학교에서는 한국에서 입양된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는 노르웨이에 한국 입양인이 약 6천500명에 달한다며, 루터교 전통과 당시 사회·경제적 배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어린 시절 작은 마을에서 현지인으로 자랐다고 한다. "한국 출신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다른 입양인 친구 중에는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가족 환경과 뿌리 찾기 실패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봐요."
그는 2022년 남편과 함께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모두 비슷하게 생겼는데, 나는 다르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노르웨이인인 남편과 함께여서 더 이상했죠."
2024년에는 큰딸과 함께 왔고, 이번 대회는 세 번째 방문이다. 그는 이제 자신이 "한국인이면서도 노르웨이인"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한국은 잃어버린 나라가 아닌 제 삶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유인희 씨 제공]
인터뷰 도중 유 씨는 대한민국 여권을 보여주며 한국 국적을 신청해 받은 사실을 전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주민등록번호 등 추가 기록을 확인하면서 친생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다시 품었다.
"해외입양연대에서도 노력했겠지만, 이제 주민센터 등을 통해 기록을 더 찾아보려고 해요. 이름,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가 있으니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유 씨는 두 딸(13세·16세)의 엄마로 지낸다. 남편은 노르웨이 공공 부동산 기업 오보스(OBOS)에서 일한다. 그는 "아이들이 더 크면 혼자 한국에 와서 실제로 살아보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광이 아닌, 모국의 일상을 직접 경험하며 문화와 정체성을 깊이 느끼고 싶다는 것이다.
입양동포대회 기간 그는 재외동포청의 '차세대 동포 초청 연수 프로그램'도 알게 됐다. "아이들이 모국에 일주일 방문할 좋은 기회예요. 노르웨이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를 통해 신청해보려고 해요."
유 씨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동시에 "한국 문화와 뿌리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한국은 이제 그에게 '잃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다시 이어가고 싶은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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