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소셜+] 스벅 '책상 탁!' 논란 사과에…박종철 유족 "반쪽짜리"

입력 2026-05-20 16:05:24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오너 성향이 조직에 영향…경각심·교육 강화 필요"


과거 무신사 유사 광고도 소환…李대통령 "민주항쟁 모욕" 비판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


1987년 1월 서울대생이던 고(故) 박종철 열사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화운동기념사업관)에서 고문 받다 숨지자 경찰이 발표한 내용이다.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던 경찰의 발표는 국민의 공분을 샀고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국가 폭력의 상징적 표현이 됐지만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가 이를 마케팅 문구로 사용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5·18에 '탱크데이' 논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날인 지난 17일 텀블러 프로모션을 홍보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 표현을 사용했다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불렀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유족과 민주화운동 단체들은 "재발 방지 대책이 빠진 반쪽짜리 사과"라고 비판했다.


박 열사의 형 박종부 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극우 집단에서나 할법한 일을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대변했다는 데 대해 상심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오너(정용진 회장)의 성향이 밑에 있는 직원들과 조직에 영향을 미치고, 그들도 '별문제 없겠지' 생각하며 벌인 일 아니겠느냐"며 "오너가 직원을 경질하고 교육하겠다고 핑계 대는데 자기 자신부터 잘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과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산당이 싫다', '멸공' 등을 언급한 게시물을 올려 정치적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민 일상과 밀접한 대기업 스타벅스가 국가 폭력의 상징을 희화화한 것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고문치사 사건을 마케팅 소재처럼 소비하면서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나 할법한 표현을 양성화하고 극우 세력의 방어 논리를 개발해준 셈"이라며 "일부 소비자에게는 발언에 대해 '무엇이 문제냐'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사과의 기본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설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 데 있다"며 "이번 사과는 기본이 안 된 말뿐만인 사과"라고 지적했다.


'탁 치니 억' 표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광고나 방송 자막 등에 사용돼 논란이 됐다.




2019년 무신사가 올린 카드뉴스 광고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무신사는 2019년 카드뉴스 광고에서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고, 같은 해 SBS TV 예능 '런닝맨'은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들림"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당시 무신사의 광고 이미지를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 그로 인해 시작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비판했다.


무신사는 이날 오후 사과문을 내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고 박종철 열사님의 뜻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다시 한번 박종철 열사님과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기념사업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분들, 무신사에 실망하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민주화 운동 관계자들은 국가 폭력과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하는 발언이 반복되는 데 대해 사회적 경각심과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열사의 형 종부 씨는 "끊을래야 끊어낼 수 없는 일이 된 듯 해 많이 속상하다"며 "이런 행동과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주 박종철센터 센터장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역사를 희화화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기업과 사회 모두 역사적 책임과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상] '탁 찍으니 억'…SBS '런닝맨' 자막 논란[http://yna.kr/AKR20260520131700505]

jungle@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