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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 경계 허물어져 혼란" vs "권리구제 측면서 바람직"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재판소원을 도입한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주 그간 접수된 사건들의 사전심사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전날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금주 초 재판관 평의를 열고 일부 재판소원 사건의 본안 회부 또는 각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6.3.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헌법재판소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 기능을 법원에 넘기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이 "심대한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에 헌재는 국민의 권리구제 확대를 위해 기소유예 처분도 재판을 통해 다시 판단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에 대해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형사 처벌은 면하지만, 수사기관이 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는 헌법소원을 통해 해당 처분이 정당한지 다시 한번 다퉈볼 수 있다.
개정안은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한 피의자가 헌법소원 대신 항고 절차를 거친 후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내 불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금까지 유지돼온 형사사법 절차와 맞지 않아 혼란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법원행정처는 의견서에서 "기소유예 등 검사의 불기소 처분은 형사사법상 처분으로 일반적인 행정처분과는 다르다"며 "형사사법과 행정소송 체계의 경계가 허물어져 심대한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검사가 기소한 사건은 형사소송, 불기소한 사건은 행정소송 절차에서 범죄 혐의 유무를 심판하게 되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또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나 그에 대한 항고 결정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피의자가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피해자는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분쟁에 다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점도 우려했다.
법원행정처는 "개정안은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행정소송으로 일반화하고 그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며 "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법관 증원 등 최근 사법제도 개편으로 인해 하급심 심판역량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행정소송 분야에 막대한 새로운 사법 자원 투입 사유가 발생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소유예 취소 사건이 헌재 사전심사에서 약 70% 각하된단 점을 언급하며 "(헌재에선) 단심으로 종결돼 사법 자원 낭비 우려가 적지만, 행정소송으로 다투면 법원이 반드시 변론을 열고 3심급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법 자원의 낭비 우려가 크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헌재는 해당 법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월 낸 의견서에서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통상의 처분과 달리 법원 재판을 통한 권리구제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 측면에서 미흡한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재는 "헌법 해석과 위헌 여부 판단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도록 하고, 사실관계 확정과 개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문제는 법원의 재판 절차에서 다루도록 하는 것이 사법 시스템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지난해 초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낸 헌법소원 사건을 정식 심판에 회부해 심리 중이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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