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여전한 사각지대 "직장인은 쉬어도 돈 받지만 우린 일해야 받아"

[촬영 윤민혁]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윤민혁 기자 = "직장인은 공휴일에 쉬어도 월급이 나오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잖아요."
63년 만에 노동절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됐지만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닌 이들은 평범한 평일을 보내고 있다.
노동절인 1일 마포구의 한 주유소에서 오토바이에 기름을 넣고 있던 40대 자영업자 양모씨는 부업인 배달업을 하러 나왔다고 했다.
청계천에서 전기자재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양씨는 "가게 매출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돈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배달 일을 병행하고 있다"며 "마트에 가도 물가가 올라 돈 쓰기가 무섭다. 아이 학원비에 가게 운영비까지 생각하면 이 일을 안 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휴일인데 배달 추가 수당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숨을 쉬며 "그런 것은 없다. 그냥 좋게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 쉴 때 돈이라도 좀 더 벌자 이런 생각으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씨와 같은 배달 라이더는 플랫폼 등 업체에 소속돼 노동을 제공하지만, 법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유급 휴일을 보장받지 못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배달라이더가 교차로를 지나고 있다. 2025.6.9 superdoo82@yna.co.kr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만 현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취약계층도 있다.
마포구의 한 아파트 미화원 권모(75)씨는 이날 당직 순번에 따라 출근해 쓰레기 수거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버려진 박스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일일이 떼면서 "공휴일과 상관없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이라 (일하러) 나왔다"며 "공휴일이지만 일해도 추가수당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권씨는 휴일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다면서 "남들처럼 쉬었으면 등산도 가고, 배드민턴도 (치러) 갔을 것"이라고 했다.
벤처기업이 밀집한 강남구의 한 스타트업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30대 임모씨에게도 휴일 가산 수당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임씨는 "평소보다 지하철이 한산하고 카페 줄이 짧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쉬는 날이라는 것을 회사에서 뉴스 보고 알았다"며 "프리랜서라 해당 없는 일이지만 남들은 주말까지 3일을 쉰다고 생각하니 부러운 게 사실"이라고 씁쓸해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이 올해 노동절을 앞두고 직장인 1천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2%가 노동절 유급휴무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일용직 종사자나 프리랜서·특수고용직, 파견용역직 등 고용이 불안할수록 휴무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고용형태·근무방식과 관계 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을 법률로 명시하고, 국가 등의 지원 근거를 담은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일터기본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kez@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